연일 TV와 신문에 보도되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참담하다. 종전(終戰)의 키를 쥐고 있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을 언제 끝낼 지 종잡을 수 없으니 지구촌 전체가 극도의 불확실성 속에 갇혀 있다. 전쟁의 소용돌이권에 있는 유럽국가들은 안보 불안에 휩싸이고, 전 세계가 에너지 공급 불안에 떨고 있다. 푸틴의 전쟁 돈줄을 끊기 위해 미국을 필두로 러시아 석유수입 금지 조치가 확산되고 있다. 독일은 고민에 빠졌다. 독일은 전쟁 초기 이같은 수입금지 압력 분위기에 미온적으로 대처했으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
20대 대통령 선거를 치른 지 한 달이 흘렀다. 신·구 정권의 인수인계 과정을 보면서 "권력은 부자간에도 나눌 수 없다"는 옛날 얘기를 되새기게 된다. 윤석열 당선인의 인수위원회와 문재인 정권의 청와대는 시기만 달랐을 뿐 각각 선거에 이겨 탄생된 권력들인데도 둘 사이에는 얼음장같이 차가운 갈등이 존재하는 것을 본다. 들어오는 정권은 잠재적인 점령군 심리를 갖게 될 것이고, 나가는 정권은 권력을 빼앗겼다는 박탈감이 그들의 심리를 지배할 것이다. 더구나 윤석열 당선인이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이었기에 신·구 권력간의 갈등구조가
한 달째 계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매일 뉴스로 들으면서 상상하고 싶지 않는 불길한 생각을 자꾸 하게 된다. 전쟁이 뜻대로 되지 않아 코너에 몰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소위 소형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70년 이상 핵무기 개발 경쟁을 벌여온 러시아와 미국은 가공할 파괴력을 가진 대형 핵탄두를 수천 기 보유하고 있지만 소형 핵무기, 이른바 전술 핵무기도 상당량 보유하고 있다. 전술핵무기는 30년 전 주한 미군의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관련하여 이슈화
1976년 구 소련 레닌그라드(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곳 지역신문 '레닌그라드이브닝뉴스'가 유도 경기 결과를 보도했다. "지금까지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23세의 지역 선수가 유도 경기에서 우승하고 처음으로 챔피언 랭킹에 이름을 올렸다. 앞으로 사람들은 이 선수에 대해 더 많이 듣게 될지 모른다. 그의 이름은 블라드미르 푸틴이다." 이 신문의 예측이 절반은 틀리고 절반은 맞았다고 해야 할까. 지금 유럽을 2차대전 이후 가장 참혹한 전쟁터로 만들면서 세계 경제를 충격과 혼란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푸틴 러시아 대
'휘발유 2277원', 대통령 선거일인 지난 9일 서울의 어느 주유소의 가격 표시판에 뜬 숫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 및 가스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하자 원유값이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29달러로 폭등했고 그 불똥이 하루만에 한국 소비자들에게 옮겨붙은 것이다. 원유값이 2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뉴욕 상품선물거래소에서 나온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방아쇠를 당기면서 촉발한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보름 이상 계속되면서 지구촌의 경제와 안보 환경이 정신없게 요동치고 있다.면적이 한국의 6
"바다 속에 들어가면 쓰레기를 만납니다. 세 사람이 제주 바닷가 한 자리에서 1시간 동안 주운 페트병이 40리터 짜리 마대로 20개가 넘었습니다. 페트병 600개쯤 됩니다. 나이든 해녀분들이 물질만 나가면 보았다는 물고기 떼나 해초 숲은 제주 바다에서 볼 수 없습니다." 다이버이자 바다 쓰레기줍기 운동을 하는 변수빈씨(32·여)가 방송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하루 3만 명씩 제주에 도착하는 관광객들은 맑은 바다를 보고 청정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이 말에 동의할까. 글쎄다. 유명 관광지에는 쓰레기가 안 보일 것이다. 행정관청이 나서서
"'EU 택소노미'라는 새로운 제도가 논의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서 원전문제를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입니까?" 지난 3일 열린 대선후보 4자 TV토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던져서 시중의 화제가 된 질문이다. 그날 토론을 지켜본 수백만 유권자 중에 몇 명이나 그 질문을 이해했을까. 0.1%나 됐을까. 전국민을 상대로 한 TV 토론에서 시청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보기 좋은 장면은 아니었다.택소노미(Taxonomy)는 '공통 유형에 따른 분류'라는 뜻으로, 원래 생물학에서 유래된 말이다. 유럽이나
지난 연말 눈보라가 세차게 휘날리던 날, 제주시 중심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남서쪽 끝 모슬포까지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 안엔 승객이 예닐곱명 타고 있었는데 대부분 나이든 사람들이었습니다. 약속 시간이 조바심나서 운전대에 앉아 있는 남성 운전기사에게 물었습니다."이 차 언제 출발합니까?"기사는 본척만척하면서 짜증스럽다는 어투로 대답했습니다. "나가면 시간표 붙어 있어요. 그거 보고 타세요."면박을 주는 듯한 기사의 태도에 주눅이 들어 그냥 자리에 앉았습니다. 4, 5 분 후 차가 출발했습니다. 노선에 익숙한 지역 사람들은 고분고분
글로벌 기업들 중에 뉴스의 조명을 가장 강하게 받고 있는 것은 어느 회사일까. 삼성전자? 아마존? 구글? 애플? 올해 뉴욕증시 개장 첫날 애플은 주가총액이 3조 달러를 돌파해 세계 5위 경제력을 가진 영국의 GDP를 앞섰다고 화제가 됐다. 하지만 뜨겁게 뉴스의 촛점으로 떠오른 기업은 전기차 메이커 테슬라가 아닌가 싶다. 테슬라는 작년 전 세계에서 93만 6000 대의 자동차를 팔았다. 테슬라가 만들어 판 차량은 모두 전기차이고, 종류도 '모델3'과 '모델Y'로 단순하다. 테슬라의 폭발적 판매 실적에 자동차 시장 전문가들도 놀라고 있
최근 뉴욕타임스에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기업 CATL의 사업행태를 추적한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에서 중국이 미국의 14배로 크게 앞서나가고 있는데, 그 배경에 '중국제조2025' 계획을 총괄했던 중국 정부 당국의 치밀한 공작이 CATL의 성장동력이 되었다는 내용이다. CATL의 배터리 화재실험 메뉴얼 중에 배터리 셀에 못을 박는 방식이 있었다. CATL의 라이벌 기업이 여러 제조사의 배터리 셀에 못을 박는 실험을 했다. 그 중 하나의 배터리가 폭발하고 불이 났다. 이를 동영상으로 찍어 흘렸으니 CATL로서는
기후변화 위기에 처한 세계는 지금 코발트와 리튬이라는 두 가지 광물자원 확보에 관심의 초점이 쏠리고 있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은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소재로서 코발트와 리튬은 필수 소재다. 21세기의 세계경제 패권은 어느 나라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 전환을 순조롭게 빨리 하느냐에 의해 판가름날 것이기 때문에 이 두 광물자원 확보는 미국과 중국의 자원전쟁의 핵심이다.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은 세계 코발트 생산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년간 가격이 2배 이상 올랐을 정도로 코발트 경기는 뜨겁다. 지금 콩고의 수도 킨샤
지난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를 계기로 원자력이 다시 세계적 관심을 끌고 있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이 절실해지면서 에너지 지형이 급속히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기후변화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탄소배출을 더 많이 더 빨리 줄여야 한다는 국제여론의 압박이 커지고 있고, 단기적으로는 지난 여름 이후 세계를 강타한 에너지 공급부족 사태가 원자력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왔다. 원자력을 새롭게 바라보는 눈길이 가장 강렬한 곳은 유럽 국가들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COP2
썰물 때 드러난 까만 바위돌 위에서 20대 여성 관광객들이 맨발을 구르고 웃고 떠들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근래 제주 바닷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용두암 등 유명 관광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다음 명승지로 서둘러 이동하던 그들 부모 세대와는 확연히 달라진 행태다. 파도에 씻겨 말끔하면서도 구멍이 숭숭 뚫린 바위돌의 까만 미감(美感), 그 위에 맨발로 섰을 때 느끼는 촉감은 국내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매력이다. 수만년 전 화산폭발로 용암이 흘러내리다 차가운 바닷물을 만나 굳어진 검은 현무암 해변과 파란 수평
마치 지구의 운명이 경각에 달린 듯,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모인 세계 정치 지도자들의 다급한 음성은 지구촌 구석구석으로 퍼졌다. 기후변화의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 탄소배출을 더 많이 더 빨리 줄여야 한다고. "자정 1분 전이다." 개최국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개회사 말문을 열며 목청을 높였다. "비상 모드로 갈 때다." 유엔 수장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세계 197개 국을 향해 행동을 촉구했다. 수만 명의 환경활동가들이 '탄소를 줄이라'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글래스고 시내에서 데모를 벌였다. 제26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
지난 10일 미국 월가에선 전기차 시대의 가속을 예고하는 또 하나의 사건이 벌어졌다.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언(Rivian)이 나스닥 상장 첫날 대박을 친 것이다. 공모가 78달러로 시작한 주가는 29% 폭등한 106.75달러로 마감했다. 이튿날 리비언은 첫날보다 22% 상승하며 122.99달러가 됐다. 리비언의 시가총액은 상장 첫날 986억 달러로 GM(860억)과 포드(770억)를 제쳤고, 둘째날 1000억 달러를 가볍게 돌파했다. 리비언은 테슬라에 이어 미국 시총 2위 자동차 메이커가 됐다. 10월 말까지 전기 픽업트럭 156대
스코틀랜드 제1의 도시 글래스고는 지금 기후변화 문제로 뜨겁다. 지구 온도를 산업혁명 이전보다 1.5℃ 이상 올라가지 못하게 막기 위해 제26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 이른바 'COP26'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2주 동안(10월31일~11월12일) 열리는 이 환경회의에 197개 나라 대표들, 기업인들, 취재진, 환경단체 대표들 및 활동가 등 10만여 명이 몰려든다고 한다. 회의장은 세계 각국의 고관들이 차지하고, 도심은 환경운동가들이 펼치는 각종 행사로 왁자지껄 할 터이니, 인구 60만 명밖에 안 되는 이 도시 모습이 그려진다.
비행기 창 밖으로 내려다본 적은 있지만, 가 본 적은 없다. 기후변화로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북극해의 그린란드 섬 이야기다. 지난 8월 중순 그린란드 빙하 위에 비가 쏟아져 기상전문가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린란드에 비가 내렸다는 역사적 기록은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들에겐 그 섬에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별 관심을 둘 이유가 없을 듯하지만, 인류사회에 주는 메시지는 크다. 기후변화의 생생한 현장이기 때문이다. 그린란드 섬은 남한 면적의 21배가 넘는다. 그 면적의 80% 이상이 만년설에 묻혀 있다. 빙하의 두께가 평균 1500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 그런데 10월 날씨가 왜 이리 궂을까. 구름이 잔뜩 하늘을 덮고 비 오는 날이 잦다. 기온도 서늘하다. 지구온난화를 염려해야 할 판인데, 올겨울엔 오히려 혹한이 심술을 부릴 것만 같다. 겨울 하면 난방비가 떠오른다. 겨울을 목전에 두고 에너지 공급부족으로 지구촌이 난리다. 9월 들어 천연가스 석유 석탄값이 치솟고, 연이어 전기료와 석유화학 제품 등 물가가 뜀박질 하고 있다. 이 에너지 쇼크의 파장이 올 겨울 한국의 소비자에게도 몰려 올 게 틀림없다. 천연가스 가격은 올해 유럽에서 25
팽창예산 규모에 너무 익숙해진 탓인지 정부 예산에서 65억 원이면 푼돈처럼 느껴지는 세상이다. 그러나 월급 500만원을 받는 사람 1600명이 일년 동안 꼬박꼬박 근로소득세를 내야 모을 수 있는 재정수입 액수다. 납세자의 눈으로 볼 때 얼마나 귀중한 돈인가. 9월 초 산업자원부가 예산 65억 원을 제주도의 작은 부속 섬 가파도에 쓰기로 결정했다. 산자부가 예산 1232억 원을 투입하여 소형도서재생에너지전환사업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했는데, 가파도가 선정되어 사업비 65억원을 배정받게 된 것이다. 제주도와 한
원자력잠수함은 한 번 연료를 장전하면 20년 이상 연료 재공급이 필요 없다. 수심 300m까지 잠항하며, 물속에서 평균 50~60㎞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바닷물을 분해하여 산소와 수소를 얻는다. 산소는 승조원들이 숨 쉴 공기가 되고, 수소는 선내 생활에 필요한 연료로 쓴다. 승조원들의 휴식이나 생활용품을 공급받기 위해서만 해상으로 떠오른다. 이렇게 노출 위험이 매우 낮은 원자력잠수함은 작전 반경이 무제한이라고 할 수 있다.원자력잠수함에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적재하면 가공할 위력을 갖게 된다. 세계의 바다를 이동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