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는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들도 앞으로 더 많은 걸 해 보려고요. 제주해녀문화는 새롭게 발견해 나가야 할 우리의 '오래된 미래'잖아요."

제주대학교 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 내 해녀학술동아리인 '테왁이 둥둥' 학생들은 제주해녀문화의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에 남다른 사명감을 안고 있었다.

제주 유일의 고교생 해녀 관련 동아리로, 제주해녀문화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지난 3년간 제주도내·외를 종횡무진하며 활약해 온 까닭이다.

2014년 '숨비소리'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테왁이 둥둥'은 이듬해 해녀들이 사용하는 테왁(부표)이 바다 위에 떠 있는 모습에서 다시 이름을 따온 뒤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올해 2기 참여 학생은 단장인 홍지희 학생과 강경지, 김은희, 김온유, 이유빈, 고준혁, 강민재, 양현정, 양연재, 심유림, 김민지, 금나현, 김금별, 허정인 학생 등 총 14명. 여기에 허영심 지도교사가 힘을 합쳐 '테왁이 둥둥'을 꾸려나가고 있다.
 

'테왁이 둥둥'은 제주해녀문화를 제대로 느끼고 배우는 데 1차 목표를 뒀다. 해녀박물관을 답사하거나 해녀들과 함께 물질을 나가기도 하고, 구술을 바탕으로 해녀들의 삶을 채록하기도 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서는 이 같은 자신들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제주해녀문화에 대한 젊은 세대의 인식과 이에 대한 개선점을 제시하는 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좁게는 학교에서부터 넓게는 제주도와 국제무대에 이르기까지 성역이 없었다.

'제주해녀문화 국제학술대회', '무형유산 국제심포지엄'에서는 고교생의 시각에서 바라본 제주해녀문화에 대해 발표하는 한편, '제16회 세계한민족 여성네트워크 대회'에서는 '오래된 미래, 제주해녀'를 주제로 한 연극에 참여, 10대 해녀의 모습을 재기발랄하게 재현했다.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무형유산센터와는 '제주해녀문화'라는 큰 틀 아래 제주해녀와 학자, 학예사, 여성학자 등의 인터뷰를 담는 영상 제작작업을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사실상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의 '숨은 공신' 역할을 해 온 셈이다.

'테왁이 둥둥'은 앞으로도 해녀의 가치를 배워갈 뿐만 아니라 그 배움을 나누고, 역사 전반에 걸친 제주해녀문화의 여성·민속학적 가치 등을 알려 나가고 싶다는 포부다.

강민재(18) 군은 "지금 대한민국 사회가 갖고 있는, 법이라는 존재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의 해답이 제주해녀문화의 배려윤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고령해녀를 배려한 '할망어장', 생태계를 배려한 '조업제한' 등이 바로 그것"이라며 "보다 많은 학생들이 이러한 제주해녀문화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도록 국가·지역적 차원에서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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