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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어선타고 제주 돌고래 탐사 동행해보니
  • (서귀포=뉴스1) 안서연 기자
  • 승인 2016.12.2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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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12시쯤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포구 인근에서 한 관광객이 돌고래 탐사를 즐기고 있다. 2016.12.20/뉴스1 © News1

“와, 저기 돌고래다!”

20일 오전 10시30분쯤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포구로 하나 둘씩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디스커버 제주에서 진행하는 돌고래탐사에 참가하기 위한 이들이다.

제주 어민들과 함께 지역기반의 체험여행 플랫폼을 만드는 디스커버 제주의 김형우(46)·허진호(46) 공동대표는 바다를 가리키며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돌고래가 잘 보이겠다”고 웃어보였다.

아침까지만 해도 안개가 자욱했던 바다에 햇볕이 내리쬐면서 은은한 물결이 일었다. 가마우지(바닷새)들이 딛고 간 바다 위로 파도가 일렁였다. 마치 돌고래의 등지느러미 같았다.

‘정말 돌고래를 볼 수 있을까?’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오전 11시30분쯤 마을주민 강명수씨(43)가 운항하는 선박에 올라탔다.

강씨는 “제주도 사람들은 본인들이 선박이 있어도 관광 레저와 연계한다는 생각을 잘 못했는데 또 다른 수익구조가 생겨서 기쁜 마음으로 함께하게 됐다”며 동참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디스커버 제주의 돌고래 탐사에 동참하는 지역주민 3명 중 1명인 강씨는 “유람선이나 요트가 아닌 마을 주민들의 어선이나 낚싯배를 이용한 돌고래 탐사라고 해서 처음엔 의아했는데 막상 함께해 보니 지속가능한 발전성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범운영까지 포함하면 총 여섯 번 출항했는데 여섯 번 모두 돌고래를 봤다”며 “다만 돌고래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므로 반경 50m 이하로는 접근하지 않는다”로 설명했다.

최대 승선원인 8명이 모두 구명조끼를 갖춰 입은 뒤에야 강씨의 배는 바다로 향했다.

조종석 인근으로 몰려 앉은 탑승객들은 바닷바람을 오롯이 맞으며 눈에 힘을 잔뜩 준 채 돌고래를 찾기 시작했다.

20분쯤 흘렀을까. 포구에서 한참이나 떨어져 왔는데도 돌고래가 보이지 않자 초조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혹시나 못 보고 돌아가면 어쩌나’하는 마음에 눈을 더 크게 뜨고 바다의 움직임을 살폈다.
 

20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가 헤엄치고 있다.2016.12.20./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그때였다. 한 탑승객이 ‘와, 돌고래다’하고 탄성을 내뱉었다. 그의 시선이 머무르는 곳을 따라가 보니 남방큰돌고래 2~3마리가 수면 위로 뛰어오르고 있었다.

선장 강씨는 행여 돌고래가 놀라기라도 할까봐 시동을 끄고 인근에 멈춰 섰다. 환호성을 지르던 탑승객들도 돌고래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기 위해 모두 숨을 죽였다.

‘찰칵’ ‘찰칵’ 휴대폰 카메라 소리만 맴돌았다. 1~2마리씩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던 돌고래들은 3~4마리씩 무리를 지어 솟아오르기도 했다.
 

20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가 헤엄치고 있다.2016.12.20./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돌고래의 움직임이 잠잠해지자 강씨는 다시 시동을 켜고 바다 쪽으로 좀 더 나갔다가 방향을 틀었다. 10여분 전 돌고래를 목격했던 바다 위에 멈춰 서자 또다시 돌고래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끝인가’하고 아쉬워했던 탑승객들은 돌고래의 재등장에 반가운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새끼 돌고래가 어미 옆에 바짝 붙어 헤엄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제법 몸집이 큰 남방돌고래가 배 인근까지 다가오자 허 대표는 “이런 경우는 보기 드물다”며 “놀라지 않게 가급적 소리는 지르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찰나의 시간이 지나고 더 이상 돌고래가 보이지 않자 허 대표는 “이제는 회항할 시간”이라며 “다시 안쪽 자리에 앉아 달라”고 말했다.

강씨는 속도를 내 출행했던 동일리포구를 향해 달렸다. 안전대를 꽉 쥔 탑승객들은 여운이 남는 표정으로 배에 몸을 맡긴 채 김 대표가 기다리고 있는 포구로 향했다.
 

20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가 헤엄치고 있다.2016.12.20./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낮 12시30분쯤, 김 대표는 손을 흔들며 탑승객들을 반겼다. “즐거우셨어요?” 묻는 질문에 탑승객들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신기했어요” “진짜 돌고래를 봤어요”라고 답했다.

남편과 함께 탑승한 윤소인씨(42·여·서울)는 “인터넷 블로그를 보고 반신반의한 마음에 신청했는데 너무 운이 좋았던 것 같다. 현실이 아닌 것 같았다”며 “돌고래를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특별한 경험을 한 느낌이다”고 말했다.

윤씨는 이어 “3만원이라는 가격에 과연 볼 수 있을까 의아했는데 비싼 유람선이나 요트를 탄 것보다 더 제대로 된 경험을 한 것 같다”며 “지역주민들과 공존하다는 데서 의미가 더 커 보인다”고 평가했다.
 

20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가 헤엄치고 있다.2016.12.20./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흡족해하는 탑승객들의 모습에 연신 웃어보이던 김 대표는 “지난 10월부터 17번 탐사에 나섰는데 16번 탐사에 성공했다”며 “현지 어민들이 추가적인 비용투자 없이 보유한 어선을 활용해 직접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돌고래의 생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데 그건 우리 역시 바라는 일이 아니”라며 “우리나라엔 아직 야생돌고래 탐사에 대한 강제규정이 없지만 해외 탐사규정을 토대로 철저히 준수하고 국내 돌고래연구팀과도 지속적으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낙후된 지역의 경제 활성화 차원에도 보람이 있지만 멸종위기 해양생물인 돌고래가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부각된다면 지역어민들이 나서서 자발적으로 보호하게 될 것”이라며 “돌고래 보호 조례도 생기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6년 한국관광공사 예비 투어벤처기업으로 선정된 스타트업 기업 ㈜디스커버 제주는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제주를 발견한다는 취지로, 제주도 농어민과 함께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체험여행 플랫폼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서귀포=뉴스1) 안서연 기자  asy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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