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이터로 본 제주관광] 下. 유형별 관광객 소비성향과 과제
문화·레저 분야 주목…지역균형 관광 고민해야

[편집자 주] 제주도가 최초로 1500만 관광객의 총체적인 소비패턴을 파헤쳤다. 내국인과 중국인 관광객의 선불·직불·신용·법인카드 결제 데이터를 전체적으로 분석해 맞춤형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뉴스1 제주본부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제주관광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2회에 걸쳐 조명해본다.
 

제주를 찾는 중국인과 내국인 개별관광객들의 제주경제 기여도가 크다는 객관적인 자료가 나와 이들을 공략할 수 있는 맞춤형 관광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제주도 정보융합담당관실은 비씨카드와 함께 도내 최초로 실시한 ‘FIT(Free Independent Tour·개별관광객) 증가에 따른 제주 관광객 패턴 변화 분석’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5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중국관광객이 카드·현금 등 모든 지급결제 수단으로 제주에서 소비한 금액은 1조6483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년 동기 1조3271억원에 비해 다소 증가한 것이지만, 중국관광객 수가 큰 폭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점에 비춰봤을 때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중국인 단체관광객 보다 개별관광객의 소비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나 개별관광객을 사로잡기 위한 질적 성장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 FIT 증가 관광산업에 도움…문화·레저상품 개발해야
 

중국 단체관광객들이 2014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제주에서 소비한 금액은 1인당 49만5000원으로, 대부분 제주시 도심지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개별관광객의 경우 1인당 이용금액이 65만2000원으로 단체관광객 소비액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이들 역시 쇼핑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긴 했으나, 골프·카지노 등 유흥과 박물관·공원 등 문화·레저에도 적극적인 소비를 보였다.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유형별(단체·개인, 장기·단기, 최초·재방문, 단독·교차) 관광객 소비 특성을 살펴봤을 때 장기(3일 이상 6일 이하)로 타 지역을 거치지 않고 제주를 재방문한 개별관광객의 1인당 소비액은 147만원으로 파악됐다.

동일한 조건에서 타 지역을 거쳐서 제주를 방문했을 경우에도 1인당 소비액이 145만원으로 씀씀이가 대체로 큰 것으로 집계됐다. 또 최초로 제주를 방문한 장기 개별관광객들도 1인당 107만원을 소비해 대체로 100만원을 웃돌았다.

쇼핑을 주 목적으로 방문한 단체관광객의 경우 타 지역을 거쳐 장기로 제주를 재방문했을 경우 1인당 165만원으로 나타나 가장 큰 소비규모를 보였다.

다만 나머지 단체관광객 유형의 경우 장기·재방문이 아닐 때는 1인당 소비액이 38만원에서 89만원 사이로 나타나 소비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관광객으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대를 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개별관광객 1명이 제주를 방문함에 따라 기대되는 카드 소비규모의 증가분(낙수효과)을 산정한 결과 해가 갈수록 금액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4년 9월부터 2015년 8월까지는 1인당 114만5000원으로 파악됐으나,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는 1인당 102만4000원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이에 개별관광객들의 소비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문화·레저, 식음료 업종의 관광상품 개발 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기상악화 시 문화·레저 업종의 소비가 감소함에 따라 기상상태와 무관한 실내 관광 공간이 필요하고, 관광객들의 주요 불만사항인 교통수단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 내국인 FIT 제주관광 성장 실질적 기여
 

제주 외국인 관광객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관광객을 공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주관광경제에 실질적으로 큰 기여를 하는 것은 내국인 관광객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내국인 관광객이 카드·현금 등 모든 지급결제 수단으로 제주에서 소비한 금액은 4조3865억원으로, 중국관광객 소비액인 1조6483억원 보다 월등히 많았다.

특히 개별관광객의 경우 지역별 카드이용금액 비중이 제주가 10.3%로 서울 7.1% 보다 크게 나타나 1400만명이 넘는 내국인 관광객의 역할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 개별관광객이 1인당 제주에서 소비하는 금액은 32만9000원으로, 식음료와 쇼핑, 교통, 숙박 분야에서 주로 소비가 이뤄졌다.

내국인 개별관광객 1명이 제주를 방문함에 따라 기대되는 카드 소비규모의 증가분(낙수효과)을 산정한 결과, 1인당 33만1000원으로 전년도(32만9000원)에 비해 소폭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내국인 관광객의 소비를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이들이 갖고 있는 제주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관광상품 개발 역시 간과해선 안 되는 대목이다.

◇ 소비 도심에만 편중…지역균형 관광상품 개발 필요
 

지역균형을 염두에 둔 관광상품 개발도 중요한 과제로 제기됐다. 소비행위가 대부분 면세점이 있는 제주시 도심권에만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내국인 개별관광객의 경우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제주시 도심(40.1%)에서 주로 소비를 했으며, 서귀포시 도심(20.8%), 제주시 애월읍(6.7%), 서귀포시 성산읍(5.9%), 서귀포시 안덕면(5.8%), 제주시 조천읍(4.9%), 제주시 구좌읍(3.7%)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큰 변동은 없지만 제주시 도심 인근 구좌읍과 애월읍, 조천읍에서의 소비가 소폭 상승하고, 내국인 단체관광객과 달리 안덕면의 비중이 0.4%p나 상승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중국 개별관광객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제주시 도심(54.1%)에서의 소비가 가장 많았으며, 서귀포시 도심(18%), 제주시 애월읍(11%), 서귀포시 안덕면(8.2%), 서귀포시 표선면(3.4%), 서귀포시 성산읍(3.4%), 제주시 우도면(1.6%), 제주시 조천읍(1.0%)이 뒤를 이었다.

전년과 비교했을 때 서귀포시 안덕면에서의 소비가 5.9%p나 상승한 반면 표선면은 1.6%p 감소한 특징을 보였다.

도는 내국인 개별관광객이 서귀포시 도심과 안덕면을 선호한다는 점에 주목, 도민들이나 다른 내국인 개별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서귀포시 예래동과 동홍동 업종을 묶어 여행할 것을 추천했다.

또 중국인 개별관광객들이 단기·장기 유형별로 주로 소비하는 지역을 기점으로 먹고, 즐기고, 쇼핑하고, 잘 수 있는 주변 코스를 개발해 홍보할 것을 제안했다.

도는 이번 내국인과 중국인 카드 결제 데이터를 활용해 제주관광과 지역경제를 위한 스마트한 정책이 수립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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