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야생 조류 분변에서 지난 10일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발견된 가운데 도 내 달걀 수급에 영향을 미칠지 우려되고 있다.

11일 도에 따르면 도에서 사육 중인 산란계(알 낳는 닭)는 24농가, 86만마리다. 도는 1일 평균 55만개의 달걀을 생산·소비하고 있다.

아직 농가에서 AI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이유는 도 내에서만 94% 이상 달걀을 자체 수급하기 때문이다. AI가 산란계 농가로 퍼질 경우 도 전체에서 달걀 부족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충남·전북·강원 등 AI 발생지 대부분은 우선 야생 조류에서 AI가 검출된 뒤 산란계 농장 등으로 퍼지는 수순을 밟았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전날(10일) 구좌읍 하도리 야생조류 분변에서 H5N6형 AI가 최종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에 방역당국은 야생 조류 분변이 나온 반경 10㎞ 이내인 제주시 구좌읍,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 내 22개 농가가 키우는 닭·오리 57만8000여마리의 이동을 통제했다.

문제는 이 방역대 내에 3곳의 산란계 농가가 위치한다는 것이다. 이들 농가에서는 22만6000마리의 산란계를 키우고 있다. 이는 제주도 전체 산란계의 26%에 이른다.

도 관계자는 "아직 농가에서 AI가 발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달걀 수급에 큰 문제는 없지만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해 방역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2015년 하도리 인근에서 4건이 발생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도내에서 사육되는 닭·오리 등 가금류는 154개 농가 181만1000여마리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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