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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제주 AI와의 전쟁…元 “청정지 사수할 것” (종합)
  •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 승인 2017.01.1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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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영산강유역 환경청 제주사무소 직원들이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에서 야생조류 분변을 채취하고 있다. 제주도는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분변 채취 장소에서 반경 3㎞ 이내 농장 중 소규모 농장 2호(30마리)에 대해서는 수매를 통해 도태시키기로 했다.2017.1.11/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제주에 찾아든 철새의 분변에서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도내 가금류 농가들이 가슴을 졸이고 있다.

AI 차단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1일 방역현장을 찾아 “농가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차단을 철저히 하면 농가의 피해를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청정제주 전통을 지키겠다”며 AI 청정지 사수를 향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 “3㎞ 이내 1~2마리 키우는 곳도 철저방역 필요”
이날 오전 8시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 인근 방역 초소 앞에는 ‘악성가축 전염병 차단 방역’라고 쓰인 팻말과 함께 출입통제를 위한 차단선이 쳐져 있었다.

전날 늦은 오후 AI 확진 판정이 난 뒤부터 방역거점지는 철새도래지에서 저수지까지 이르는 구좌읍·애월읍·한경면 일대로 확대돼 있었다.

24시간 비상체제에 돌입한 제주도와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 등이 철새도래지 반경 10㎞ 내 22곳 가금농가(닭 20곳·오리 2곳)의 이동을 제한하면서 마을 일대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천연기념물인 저어새를 비롯한 철새 수백 마리는 AI 공포에 떠는 농가들의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유유자적 물 위를 떠다녔다.
 

11일 오전 9시쯤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 인근 3㎞ 내에 위치한 소규모 가금농가에서 공무원들이 닭을 붙잡고 있다. (제주시 제공) 2017.01.11 © News1

오전 9시 무렵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 인근 3㎞ 내에 위치한 소규모 가금농가에서 닭 22마리와 오리 21마리 등 총 43마리가 제주시 화북에 위치한 도계장으로 향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아직 가금류에서는 AI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해 예방적 차원에서 제주시가 수매를 통해 도태시키기로 한 것이다.

애써 키운 토종닭 15마리를 넘긴 김모씨는 “제주가 청정지역이니까 예방을 위해 동참하는 건 이해하지만 조사가 제대로 이뤄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3㎞ 이내에는 우리 외에도 1~2마리씩 닭을 키우는 가정집들이 있어 완전한 예방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저희 같은 경우 지붕을 씌워 우리 안에서 길렀기 때문에 철새는 아예 들어가지도 못하지만 마당에서 1~2마리씩 기르면 허술한 게 많다”며 “마을에 닭이나 오리를 기르는 집을 철저히 조사해서 방역을 하지 않으면 보여주기식 행정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따끔히 말했다.

◇ 도내 가금류 32% 이동제한…“별 탈 없이 지나가길”
방역당국이 AI 청정지 사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농가들은 여전히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인근에서 오리 수천마리를 키우는 김모씨는 “철새는 철새고 농가는 농가니까 무관하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다만 김씨는 “2014년과 2015년에도 철새도래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지만 농가로까지 번지지는 않았다”며 “예전처럼 방역을 철저히 하고 이동 제한을 지키면 별 문제 없이 지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20만 마리의 산란계를 키우는 오모씨는 “고병원성 확진 소식에 가슴이 무너졌다”면서 “예전에는 하루 한 번씩 소독을 했는데 지금은 하루 세 번씩 방역을 하고 있다. 하루빨리 AI 사태에서 벗어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11일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에서 제주시 방역당국이 긴급 AI 차단방역을 하고 있다. .2017.1.11/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이동 제한이 내려진 구역에는 22개 농가(닭농장 20곳·오리농장 2곳)에서 닭 57만6000마리와 오리 2000마리 등 총 57만800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이는 도내 전체 가금류 180만 마리의 32%에 해당하는 수치다.

양계농가의 경우 시료채취일인 5일을 기준으로 7일간인 12일까지 이동이 전면 금지되며, 13일 이후 1~2일간 정밀 임상관찰을 실시해 이상이 없으면 이동 제한이 해제된다.

오리농가는 시료채취일 기준 14일간인 오는 19일까지 가금류 이동이 전면 금지되며, 20일부터 분변과 혈청검사를 실시해 문제가 없을 시 이동 제한이 해제된다. 검사는 10일가량이 소요된다.

◇ 방역복 입은 원희룡 “청정제주 전통 지켜낼 것”
이날 오전 10시쯤에는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 제주사무소 직원 2명이 철새 분변 채취를 위해 하도리 철새도래지를 찾았다.

매일 철새 모니터링을 위해 철새도래지를 찾는다는 이들은 “2주마다 정기적으로 철새 분변 채취를 하고 있다. 아직까지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적은 없다”면서 30분간 시료용기 50개에 분변을 채취해갔다.

환경부의 시료 검사는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와는 별도로 진행되는 것으로, 이번에 발견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는 동물위생시험소가 채취한 철새 분변을 국립환경과학원이 분석한 것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1일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에 설치된 거점소독장소를 찾아 양계도매차량에 소독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17.01.11/뉴스1 © News1 안서연 기자

오전 11시쯤에는 이날 예정됐던 모든 일정을 미룬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에 설치된 거점소독장소를 찾았다.

방역복을 갖춰 입은 원 지사는 이 자리에서 “AI가 사육농가에서 발생한 게 아니기 때문에 3군데 차단을 잘 하면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우선은 AI가 발생한 철새도래지에서 퍼지는 걸 막아야 하기 때문에 소독 초소를 세워서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어 “사육농가를 차단해야 하는데 아직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이동제한을 철저히 하고 마지막으로 육지에서 반입되는 고기를 잘 차단하면 되지 않겠느냐”면서 “청정제주 전통 지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에 설치된 철새도래지 통제초소에 방문한 원 지사는 민간 방역요원들에게 올레2코스(광치기-온평)를 이용하는 관광객과 도민들의 철새도래지 출입 제한을 위해 애써줄 것을 당부했다.

AI 차단방역을 위해 전날부터 올레2코스 일부 구간을 비롯해 하도리 철새도래지와 연계되는 올레21코스는 출입이 통제된 상태다.

한편 앞서 제주에서는 2014년과 2015년에도 철새에서 5건의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지만 방역 강화와 이동 통제로 농가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낸 바 있다.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asy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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