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1급종인 붉은박쥐가 제주 만장굴과 김녕굴에서 발견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종이자 세계자연보전연맹 멸종위기 관심대상인 붉은박쥐(천연기념물 제452호)가 세계자연유산인 만장굴과 김녕굴에 서식 중인 것을 모니터링 결과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만장굴에서는 2008년 비공개 구간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붉은박쥐 1마리가 매년 이곳에서 겨울을 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김녕굴에서는 지난해부터 붉은박쥐 1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만장굴과 김녕굴은 동굴 입구가 여러 곳인 데다 겨울철에 10℃ 내외의 온도와 95% 이상의 습도를 유지하고 있어 붉은박쥐를 비롯해 관박쥐나 긴날개박쥐 등이 동면하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만장굴에 서식하던 붉은박쥐가 만장굴과 인접해 있는 김녕굴로 서식지를 확장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홍두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세계적인 희귀종인 붉은박쥐가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용암동굴계에 둥지를 튼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민간인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알맞은 서식환경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붉은박쥐는 암수의 성별이 불균형한데다 환경오염이나 개발에 따른 생태계 파괴로 인해 개체수가 줄어 멸종위기에 처한 세계적인 희귀종이다.

몸길이는 4~6cm로, 진한 오렌지색 몸통에 날개부분이 검은색을 띠고 있어 '황금박쥐' 또는 '오렌지윗수염박쥐'로도 불린다. 여름에는 풀숲에서 지내지만, 겨울에는 따뜻한 동굴에서 1~2마리씩 겨울잠을 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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