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최근 제주사회의 비판이 일고 있는 제주 콜센터 폐쇄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제주항공 경영진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도 관계자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원 지사는 지난 9일과 10일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 최고위층 경영진과 전화통화를 통해 제주콜센터 폐쇄의 건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제주항공으로부터 제주 예약센터 운영을 맡아 진행하던 아웃소싱 전문업체 메타넷엠씨씨가 오는 29일까지만 콜센터를 운영한 뒤 김포 예약센터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함에 따른 도민사회의 비판의 목소리가 커짐에 따른 조치라는 게 제주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지사가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 최고위층 경영진과의 통화를 한 것은 사실이고, 통화 내용은 제주항공 제주 콜센터 폐쇄를 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이라며 “조만간 제주항공 측으로부터 좋은 소식이 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제주항공은 콜센터 아웃소싱 전문업체 메타넷엠씨씨에 맡겨 운영 중인 제주 예약센터를 오는 3월부터 김포 예약센터로 이전해 통합 운영하기로 확정했다.

예약센터는 항공권 발권이나 예약 취소 등에 대한 전화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콜센터로, 제주 예약센터에는 총 52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중 47명이 제주도민이다.

당초 정원은 73명이 확보돼야 하지만 인력 채용이 어렵다보니 항상 정원이 미달된 상태에서 운영됐고, 서비스 미흡에 대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는 게 제주항공 측의 설명이다.

결국 제주항공은 인력 확보가 용이한 김포 예약센터로 아예 이전하기로 결정, 제주 예약센터 직원들에게는 주거 보장을 약속하며 서울로 근무지를 옮길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직원 대부분이 가족을 부양하는 30~40대 주부인 만큼 서울로 생활권을 이전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 사실상 해고나 다름없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제주지역 도민사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하민철)는 10일 오전 11시 제주도 공항확충지원본부로부터 제주항공 예약센터와 관련한 특별업무보고를 받으며 제주도의 미흡한 대처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타했다.

이날 제주항공 출범 당시 제주도와 애경그룹이 체결한 협약서를 언급한 하민철 위원장은 “제주도민 채용 등이 명시된 협약서 내용을 토대로 지사가 직접 애경그룹 회장을 만나 해결해야 한다”고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하 위원장은 이어 “만약 예약센터를 유지하지 않으면 제주라는 이름까지 빼라고까지 해야 하는 문제”라며 제주항공과의 새로운 관계 설정도 각오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이날 한국노총제주도지역본부는 성명을 내고 “제주도 덕분에 설립되고 제주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제주항공은 설립 취지에 맞게 제주도에 기여해야 한다”며 “말없는 많은 제주도민들이 제주항공의 기업운영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으며 결코 좌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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