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로 제주국제공항이 난장판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이 강구됐다.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는 지난 15일 면세점 인도장을 운영하는 한국면세점협회와 도내 면세점들과 함께 출국대합실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회의는 지난 13일 뉴스1 제주본부가 최초 보도한 ‘허물 벗고 간 중국인들…쓰레기장 된 제주공항’ 기사와 관련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공항 내 면세품 인도장에서 수령한 면세품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포장지를 해체한 뒤 대합실 바닥에 그대로 버리는 행위는 고질적인 문제였다.

하지만 그동안에는 ‘면세점 정리구역’ 2곳만 설치된 채 별다른 제재가 없어 무차별적으로 쓰레기 투기가 이뤄졌고, 심지어는 화장실과 공항 내 승객운송버스 안도 쓰레기로 넘쳤다.

제주도민 노송이씨(35·여)가 이 같은 실태를 담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 한 장이 발화점이 되면서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제주공항 유관기관들은 부랴부랴 머리를 맞댔다.

먼저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는 있으나마나 했던 ‘면세품 정리구역’ 2곳에 칸막이를 설치하고, 이에 대한 청소 인력을 기존 3명에서 2명 이상을 추가로 배치하기로 했다.

한국면세점협회와 면세점들은 이외 공간에서의 쓰레기 투기를 막기 위해 자체 예산으로 안내원들을 배치해 계도 활동을 하기로 했다.
 

공항공사 제주본부 측에서 애초에 포장지를 간소화하거나 포장을 아예 제거한 뒤 면세품을 인도하는 방안을 건의했으나 면세점협회 측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물건만 전달하는 방식을 시행해봤지만 고객들의 항의가 빈번했고, 명품 브랜드의 경우 포장에도 마케팅 전략이 담겨있기 때문에 무조건 포장을 뜯어서 제공할 수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경범죄 처벌법을 이용해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일부 목소리에 대해서는 공항공사 제주본부나 면세점협회 모두 처벌이 답이 될 수 없다고 바라봤다.

처벌 대상도 규정하기 어려운데다 범칙금을 부과하더라도 자국으로 돌아가면 처벌이 힘들어져 실효성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필요시에는 제주공항경찰대에 협조를 요청해 제재를 가하는 등 유관기관과 최대한 협력해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항공사 제주본부 관계자는 “당사자들이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서 각 파트별로 협력할 건 협력하기로 했다”며 “이달 말까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차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중국 당국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노씨의 SNS 사진과 함께 “중국인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들로 제주공항 국제선 대합실이 쓰레기장으로 변했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공항에 포장지를 버리는 이유는 중국 공항에서 세관을 통과할 때 세관검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전하며 공항 내 휴지통 부족 문제도 지적했다.

기사를 본 중국 누리꾼들은 “정말로 체면이 서지 않는다”, “중국인들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습관이 있는데 1분만 더 쓰면 된다”, “중국인들은 어떤 말을 하지 말고 자신이 자초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등의 댓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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