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감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크기’가 아닌 ‘당도’에 기준을 두고 소비자의 소비 패턴을 고려한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제주도농업기술원은 22일 농어업인회관 대강당에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와 공동으로 ‘제주 감귤·과수 미니전망 발표회’를 개최했다.

발표회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제주도의회 의원, 김창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농협, 농업인단체협의회, 농업인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소비자패널 조사치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제주 감귤 구입 시 당산비(당도와 산도 비율)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단맛이 강하면서 약간 신맛이 나는 감귤을 선호했다.

크기의 경우 한손에 들어오는 중소 크기를 선호했고, 품목별로 보면 밀감,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순으로 많이 팔렸다. 만감류의 경우 구입비중보다 선호도가 높아 향후 소비확대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됐다.

감귤 구매를 꺼리는 요인으로는 ‘쉽게 물러져 보관기간이 길지 않다’는 이유가 가장 비중이 컸고, ‘비슷한 크기인데도 당도 등 맛의 차이가 크다’는 점도 저해 요인으로 꼽혔다.

이 결과를 토대로 발표에 나선 박한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은 감귤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품질관리’와 ‘적정생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크기에 따라 분류하는 상품 기준을 당도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며 “적절한 당산비를 유지하고 저장기간 연장 등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완숙과 선별 및 수상선과 등 적정 출하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서 “생산량을 줄이는 대신 브랜드 관리 및 고품질 감귤 유통에 주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태호 ㈜서울청과 차장은 ‘소비자가 믿을 수 있는 상품개발’을 강조하며 “생산농가와 유통상인, 관련기관과 지자체가 하나가 돼 시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이 모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미성 한국농총경제연구원 과일과채관측팀장은 국내 과일 소비가 일부 수입 과일로 대체되는 현 실태를 짚어보며 1인 가구 증가 등 소비패턴 변화에 적합한 국산 과일 품종 재배와 전략적 홍보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행사에 참석한 농업인 김종우씨는 “제주 감귤·과수 산업의 위기를 피부로 느끼는 시간이었다”며 “급변하는 시장변화에 대응한 생산농가, 농협,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협력과 노력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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