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품 쓰레기의 70%는 서울 등서 구입한 것

제주국제공항에서 발생하는 하루 쓰레기의 90%가 국제선 면세품 인도장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쓰레기의 70%는 다른 지방의 면세점에서 구입한 물건의 포장지인 것으로 확인돼 개선책 마련이 요구된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하민철)는 23일 오후 2시 도의회 소회의실에서 ‘제주공항 쓰레기 대란 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제주공항 국제선 대합실에 면세품 포장지 등이 무분별하게 버려진 현장사진이 SNS 등을 통해 전파되면서 전국적으로 공분을 불러일으킨 데 대해 유관기관이 함께 대책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이 간담회에는 현 사태의 당사자인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한국면세점협회, 신라·롯데 면세점 등의 간부급 관리자를 비롯해 제주도 환경보전국장,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참여했다.

김경학 의원은 이 자리에서 “공항 국제선 출국장에 버려지는 쓰레기의 70%는 도외에서 구입한 면세품 포장 쓰레기”라며 “도내 면세점에서 면세품에 대해 직접 인도하고 포장을 줄여 봐야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쓰레기 처리 비용 또한 원인자 부담 원칙에서 면세점에서 부담을 해야 한다”며 “쓰레기 배출량에 따르면 구간별 할증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여부를 떠나서 도민들은 대형면세점에서 관광객 증가에 따른 수익은 다 가져가면서 뒤처리는 제주도민이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거세다”며 “가이드와 여행사에서 관광객에게 이 같은 사항에 대해 주의를 요청해 관광객 스스로가 자율적으로 규제될 수 있도록 협조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하민철 위원장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과대포장도 문제이지만 서울 면세점에서 구입한 면세품 포장이 제주에서 버려지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서울에서 구입한 면세품이 제주에 오는 것처럼 그에 따르는 쓰레기도 서울로 되가져가는 방법을 면세점협회 차원에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수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운영단장은 “최근 쓰레기 대란 이후 청소인원을 3명에서 21명으로 늘리고 면세품 정리구역과 확대 운영하고 있다”며 “관광객이 공항에 버리고 간 쓰레기들을 수거하고 처리한 것은 공항에서 노력을 다하겠지만 근본적으로 쓰레기 최소화를 위한 방안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제주공항 쓰레기 하루 배출량의 90%는 외국인 면세점 인도장에서 발생하는 포장 쓰레기”라며 “이 문제를 예방하고 줄이려면 관세법이나 특별법을 개정 등 통해 면세품 인도 방법의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1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