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7000회 전세기 운항 무산…정기편 의존해 모객 박차

중국인의 한국 관광(인바운드) 시장에서 여행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A여행사도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여행사는 제주도에 본사를 두고 중국인 관광객 유치 사업을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는 중국계 여행사로 2011년부터 전세기를 통한 부정기 신규 노선을 개설해 중국인 관광시장 성장을 견인해왔다.

4일 A여행사 관계자 등에 따르면 사드 정국이 본격화된 지난해 10월 말부터 중국 민항국이 전세기 취항 신청을 전면 불허하면서 현재까지 신규 노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과 중국을 잇는 전세기를 연간 7000회 가량 운항하면서 한 달 평균 583회 꼴로 띄웠지만, 4개월이 넘도록 정기편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A여행사 관계자는 “1년에 7000편 가량 한국으로 전세기를 띄웠는데 그 중 절반이 제주도로 오는 것이었다”며 “사드 정국이 본격화된 지난해 10월부터 중국 측에서 슬롯 배정을 해주지 않아 전세기 여행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관광객이 반 토막 났다고 보면 된다. 현지에서 영업을 죽어라 하고 있는데 그나마 잡혀있는 예약도 취소가 될 것 같다”며 “우리가 연계해서 손님을 보내주던 서울 쪽 호텔 몇 군데가 문을 닫았다는 얘길 들었다. 제주지역 호텔도 갈수록 텅텅 비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제주에서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여론이 안 좋아서 중국 내에서도 술렁이는 게 많은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예 한국관광을 중단시켜버렸다”며 “실제로 전면 중단이 이뤄지면 회사도 회사지만 제주도 관광시장 전체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앞으로 전세기 운항 허가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손님이 차지 않으면 우리가 손해를 보는 상황이 된다”며 “일단 상황을 지켜보면서 정기편을 이용한 모객 활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제주와 중국을 오가는 항공기 정기편마저 지난해 10월 기준 390편(19개 항공사·29개 노선)에서 지난달 322편(18개 항공사·25개 노선)으로 뚝 떨어진 상황이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360만3021명의 약 85%인 306만1522명이 중국인으로, 이 중 80~90%의 중국인 관광객을 A여행사가 담당하고 있었다.

중국계 여행사인 A여행사마저 사드 배치로 인한 보복 타깃이 되면서 앞으로 제주도가 메르스 사태 이상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중국인 관광객이 50% 가량 감소하면서 한 달 기준 소비지출이 약 1300억 원, 생산효과가 약 1500억 원 감소했었다.

이에 도는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개별 관광객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중국에서 홍콩 등 다른 지역을 경유해 제주로 오는 상품 공략에서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현 상황에서 뾰족한 대안은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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