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단기·중장기 대책 발표…피해 지원·시장 다변화 주력

중국이 사드(THH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한국 관광을 전면 금지하면서 지역 피해가 현실화되자 제주도에 ‘초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도는 중국의 정치적 목적으로 인한 경제 흔들기에 동조하지 않고 이번 위기를 관광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 침착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제주도는 6일 오전 도청 삼다홀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 주재로 ‘중국인 한국관광 금지 관련 동향 및 대책’ 긴급회의를 열고 예상되는 피해와 대책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도는 관광업계의 막대한 피해를 우려하며 지원 대책과 더불어 외부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데 뜻을 모았다.

◇ 여행상품·크루즈 잇단 취소…사드 후폭풍 가늠 어려워
이날 제주도 관광국 발표에 따르면 중국 여유국은 지난 2일 북경지역 아웃바운드(국내의 해외여행) 여행사를 소집해 한국관광 금지를 구두 지시했고, 3일 강소·절강·상해, 4일 사천 등 타 지방으로 지침이 확대 시달되고 있다.

중국은 또 15일 이후 한국 여행상품 판매를 전면 금지하고 크루즈선박도 한국에서 기항을 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요구를 집행하지 않을 경우 엄벌에 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씨트립, 투니우, 통청망 등 주요 대형 온라인여행사들은 한국상품을 삭제하고, 강소 국제광전여행사와 강소춘추여행사 등 주요 여행사는 자발적으로 한국 관광 및 비자 업무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정확한 수치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현재 여행상품 취소가 잇따르고, 제주에 기항하는 코스타, 로얄, 천해크루즈 등 상해발 크루즈도 잇따라 취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창선 도 해양수산국장은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를 모니터링 한 결과 4일부로 한국 기항 크루즈 상품 판매가 전부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차후 기항이 취소될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며 “중국에서 출발한 크루즈들은 제주를 거치지 않고 일본이나 대만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김 국장은 이어 “중국발 크루즈가 안오게 되면 월드와이드(세계 일주 크루즈)나 일본발 크루즈를 유치해야 하는데 아무리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크루즈 관광객의 97%를 차지하는 중국인 비중을 채우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는 15일을 기점으로 대규모 여행상품 취소 사례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며 도내 중국계 운영 여행사 78곳이 큰 타격을 입고 관광호텔 118곳을 비롯한 관광숙박시설 총 386곳 등도 전반적으로 침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전세버스 업체 59개소(총 2269대)와 중국인 중심 외식업체 105개소, 관광면세점 801개소(시내면세점 3곳·출국면세점 1곳·지정면세점 4곳·사후면세점 693곳) 등도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제주의 경우 타 지역에 비해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한데다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85%에 달하는 점에 비춰봤을 때 사드 후폭풍의 규모를 가늠할 수 없어 보인다.

◇ 피해 업계 지원책 마련…중장기적 시장 다변화 도모키로
 

도는 각종 사드 후폭풍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중심으로 모든 실국과 관광공사·관광협회 등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대책본부를 꾸리고 단기·중장기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먼저 단기적으로는 Δ육지부 및 해외 수학여행 단체 유치 Δ피해 관광업계 지원 Δ영세업체 고용인력 실직 등에 따른 지원 대책 마련 Δ무사증을 활용한 중국 개별관광객 직접 모객 마케팅 Δ신규취항 예상 노선 프로모션 추진 Δ대형 이벤트 개최 등을 추진키로 했다.

특히 도는 업계 피해 최소화를 위해 관광진흥기금을 통한 지원을 검토하는 한편 영세업체 고용인력 실직 발생에 대비한 복지지원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과잉공급으로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한 전세버스 운전기사들의 상황을 고려해 대중교통체제개편에 따른 버스기사 증원 인력(570명)으로 전환하는 방침을 고려중이다.

중장기적으로는 Δ내수관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상품 개발 Δ일본·아시아 시장 접근성 확대를 위한 항공 및 크루즈 노선 개척 Δ일본시장 회복 추진 Δ차별화된 상품개발 및 마케팅을 통한 신흥시장 개척 Δ관광수요의 능동적 창출을 위한 수용태세 마련 등을 제시했다.

대책본부장을 맡은 원희룡 지사는 “일방적인 의존은 언제든지 위기로 돌변할 수 있다는 이번 교훈을 깊이 세기고 체질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중국인에 의존한 채 양적인 성장의 편안함에 안주하면서 계속 미뤄온 일들을 앞당겨서 실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특히 “중국 관광객이 빠져나간 시장을 채우기 위해 양적으로는 관광객 규모를 채우기 어렵겠지만 첫 번째는 내수인, 두 번째는 중화권 개인 또는 가족단위 관광객, 세 번째는 신흥국가를 비롯한 아시아 전체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과 비난으로 논의가 흘러가면 경제를 정치 압박의 수단으로 쓰는 중국에 맞장구를 쳐주는 꼴이다. 장기화될 경우 최악의 상황까지도 대비해 의연하고 차분하게 대응해나갈 것”이라며 “도정과 도민이 합심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제주인의 저력을 보여주자”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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