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사들이 잇따라 제주 노선 항공료를 인상해 도내 관광업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사드 보복으로 위축된 제주 관광시장을 타개하려 업계와 행정이 내국인 유치 등에 모든 힘을 쏟는 상황에서 악재가 터졌다는 반응이다.

도내 렌터카 관계자는 "가뜩이나 사드 보복 이후 단체 관광이 급감했는데 항공료 인상을 적극 반대한다"며 "업계가 대규모 할인까지 하며 내국인 유치에 기울이는 노력에 역행한다"고 말했다.

도내 한 여행사 대표는 "어려운 시기에 서로 다 같이 해결하려고 해야지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며 "메르스 사태 때도 그랬지만 외국인이 감소하면 내국인 유치를 확대하는 줄 뻔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호텔업 관계자는 "수학여행단 등 내국인 대상으로 판촉에 힘을 쏟고 있는데 요금이 인상되면 다른 지역으로 발길을 돌리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윤을 얻으려는 기업의 목적은 이해하지만 지금 같은 시기에 특가 할인이라도 해서 가격을 내려줘야 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3월21일 기준 이달 제주를 찾은 내국인은 64만1741명으로 지난해 58만240명보다 10.8%증가했다.

외국인은 사드 보복 영향으로 중국인이 줄면서 지난해 15만5635명보다 44.9% 감소한 8만5699명이다.

그러나 내국인 증가에 힘입어 올해 전체 누적 관광객은 300만명을 돌파해 305만6040명을 기록했다. 300만명 달성은 지난해보다 5일 빠른 최단 기간 기록이다.

항공료 인상이 사드 보복 위기를 내국인 관광객 유치로 극복하려는 도내 관광시장에 역행해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특히 제주항공은 제주의 항공교통 수단을 개선한다는 설립 목적 아래 제주도가 2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어 도민들의 시선이 더 따갑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4월18일을 기점으로 제주로 향하는 국내 전노선의 항공운임을 평균 5% 인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제주항공도 제주와 김포, 부산, 대구, 청주를 잇는 4개 노선의 요금을 인상하겠다고 밝혀 제주도가 반발해 '항공요금 인상 금지 가처분'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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