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DMZ는 인간이 없는 50년 세월이 빚어낸 기적이다.”


‘인구쇼크’, ‘인간 없는 세상’ 등의 저서로 국내에 잘 알려진 앨런 와이즈먼(Alan Weisman)은 8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5 세계리더스보전포럼’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의 DMZ(비무장지대) 세계생태평화공원의 필요성과 인구 감소 정책의 중요성에 대해 밝혔다.



와이즈먼은 “2007년 발간한 인간 없는 세상이라는 책은 인간이 사라지면 자연은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것을 주제로 썼다”며 “인간이 사라지면 자연은 신속하게 제 모습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한국의 DMZ”라고 강조했다.



그는 “DMZ는 남북 군대가 50년간 대치하면서 서로 도발하지 않도록 완충지 역할을 하면서 4㎞에 걸쳐 형성됐다”며 “50년 동안 사람이 살지 않고, 마을이 야생 그대로 유지되면서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자연 서식지가 됐다”고 말했다.



와이즈먼은 “DMZ에는 아시아 흑곰, 스라소니, 사향노루, 고라니, 담비, 히말라야 영양, 아무르 표범, 두루미 등 많은 생물이 살고 있는데 이 곳이 사라진다면 이 모든 동물들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만약 한국의 지도자들이 이 분단의 땅에 거짓말 같은 큰 기회가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세계 과학자들이 DMZ를 세계평화공원으로 만들자고 제안하고 있는데 이는 지구 생명에 커다란 선물이 될 것”이라며 “남북이 DMZ를 보전할 경우 많은 생물종을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게 된다”고 피력했다.



와이즈먼은 “인간 없는 세상이라는 책을 썼던 이유는 인간이 없는 세상을 원하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복원된 건강한 지구에 대해 읽으면서 독자들이 어떻게 하면 우리가 자연과 함께 조화롭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를 바라는 점에서 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4.5일마다 100만명의 인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 같은 인구 증가가 지속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 세대가 지나 정점에 도달한 후 금세기 말에는 15억명으로 떨어지는데 이는 20세기 초의 인구 수”라고 말했다.



이어 “15억명으로 인구가 줄어든다면 우리 모두가 숨 쉴 공간이 좀 더 넓어지고 많은 생물종들이 자신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며 “그러나 개인 생활을 정부가 좌지우지하는 것을 원치 않는 등의 이유로 인구 제한은 실효성을 얻기 힘들다”고 말했다.



와이즈먼은 “20세기 화학비료 등의 발명으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식량 부족으로 이어졌으며, 경제학자들도 제동장치 없는 성장은 위험하다고 말하고 있다”며 “인구가 감소하더라도 소득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며 일할 사람이 줄어들수록 노동력은 더욱 귀해질 것”이라고 자연적인 인구 감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가 자연과의 적절한 지속가능한 균형점을 찾는다면 모든 인간과 모든 생물종이 함께 생존할 수 있을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모두가 원하는 평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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