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보다는 괸당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상대적으로 중앙 정치권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제주정가도 국정농단 사태의 후폭풍을 맞아 재편되고 있다.

정치적 가치관과 신념, 그리고 대선 이후 다가올 지방선거와 총선 등 복잡한 수읽기로 이합집산이 시작되고 있다.

특히 당장의 대선도 대선이지만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물밑에서 정치인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한 것으로 관측된다.

원희룡 제주지사를 비롯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도의원 13명은 지난 1월 새로운 정당정치를 펴겠다며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했다.

새누리당 시절 소장파로 꼽혔던 원 지사는 더민주 안희정 후보의 대연정 발언을 지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원 지사는 2월8일 페이스북에 '나는 안희정의 당당함이 좋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진영을 넘고 벽을 넘어 비로소 큰 국민과 함께 하려는 그의 시도가 아름답다"며 대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원 지사의 글은 특정후보를 지지했다기보다는 안 후보의 대연정이 자신의 도정 방향인 '협치'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동질감을 표현했다는 의견도 있다.
 

도의회 원내 제1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16명)과 바른정당(13명)에 이어 제3당(5명)으로 내려앉았다.

자유한국당 제주도당은 전체 당원에서 탈당한 수준은 미미하다며 조직을 정비해 뼈저린 반성과 혁신으로 선거에 임한다는 각오다.

현직 국회의원이 3명이 모두 속한 더민주에서는 위성곤 의원(서귀포)이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문재인 후보 지지를 표명했다. 위 의원은 문 후보를 지지하는 전문가와 시민 2100여명이참가한 '제주 더불어포럼'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4선 강창일 의원(제주시 갑)과 더민주 원내대변인을 맡은 오영훈 의원(제주시 을)은 아직까지 대외적으로 지지 후보를 밝히지는 않았다.

안희정·이재명 후보 제주지역 지지자들은 통일된 조직보다는 소규모로 SNS와 오프라인을 오가며 자발적으로 모여 후보들을 응원하고 있다.

오는 25일 제주에서 경선투표를 하는 국민의당 제주도당도 최근 주요 당직자를 공모하고 23일에는 사드 보복 관광 대응 정책 기자회견을 열었다.

늘푸른한국당은 지난해 11월30일 제주도당을 창당, 2012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했던 고동수 전 도의원이 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다.

늘푸른한국당 도당 공동위원장이자 2016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였던 현덕규 변호사는 안철수 후보 제주지역 모임인 '국민광장 제주'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판 3김(金)'으로 불리며 제주 정치를 좌우했던 신구범·우근민·김태환 전 도지사들의 행보도 관심이다.

2014년 지방선거 당시 더민주 후보로 원 지사와 맞붙었던 신 전 지사는 탈당하고 태극기집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정가를 놀라게 했다.

같은 자유한국당이었던 우 전 지사는 당적을 유지하고 있고 김 전 지사는 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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