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해법이다]중.자연경관 편중 단조로움 우려
문화관광 개발 필요…올레·러브랜드 등은 성공사례로

[편집자 주] 중국의 사드 보복이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외국인 관광객 절벽에 몰린 제주는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한 발판을 만들고 있다. 중국 단체관광에 의존하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장 다변화를 위한 수용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뉴스1 제주취재본부는 제주관광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콘텐츠가 구축돼야 하는 지 3차례에 걸쳐 모색해보고자 한다.
 

청정 자연은 제주 관광의 가장 큰 매력이지만 1980~1990년대 유명 관광지를 돌며 기념사진을 찍고 쇼핑만 하는 관광시장의 한계는 분명했다.

사드 보복 등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보기만 하는 관광'에서 제주다움을 느낄 수 있는 체험이나 독특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3월 발표한 '2016년 제주관광 질적 성장 기본계획 문화영향평가 연구'에서도 이같은 문제점을 짚었다.

해당 연구는 "제주 관광객의 전반적인 관광은 자연관광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문화관광을 통한 제주문화 경험 정도는 낮다"며 "자연경관에 편중된 관광행태는 제주 관광산업 전체에 단조로움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제시했다.

제주에서 콘텐츠로 성공한 관광은 뭐가 있을까.

비영리 민간단체인 사단법인 제주올레의 올레길 걷기는 제주는 물론 전국의 관광트렌드를 바꾼 콘텐츠다.

'힐링'바람과 맞물려 대규모 개발없이 단순한 콘텐츠만으로도 관광객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2009년 6월 12개 코스로 시작해 지금은 21개코스에 달한다. 지난 21일에는 2015년 5월 3-B코스 이후 2년 만에 새 코스인 15-B코스가 개장해 올레꾼들을 유혹하고 있다.

올레 걷기가 제주 자연을 즐기는 법을 가장 기본에서 찾은 아이디어라면 과감한 시도가 돋보이는 곳도 있다.

2004년 국내 최초로 성(性)을 소재로 문을 연 미술관인 '러브랜드'도 콘텐츠가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음지에 있던 성을 관광 소재로 선택해 초기에는 반대 여론도 있었다. 단순히 '야한 관광지'가 아니라 성을 예술과 해학으로 풀어내 현재는 가족 단위가 많은 관광시장에서 성인만을 상대로 연간 60~70만명이 찾는 도내 대표적인 관광지가 됐다.

러브랜드 관계자는 "초기에는 개관을 반대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았지만 음지에 있던 성을 예술과 해학으로 풀어낸 게 유효했다"며 "사드 보복 이후에도 내국인이 많이 찾아 방문객 수는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제2의 올레, 제2의 러브랜드를 꿈꾸며 쉽게 접하기 어려운 튀는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우는 작은 기업들도 잇따르고 있다.
 

'디스커버 제주'는 야생 돌고래 탐사 등 체험 여행을 표방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비싼 요트나 유람선 대신 어선과 낚싯배를 타고 제주 바다에 사는 남방큰돌고래를 직접 바다에서 탐사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디스커버 제주 김형우 공동대표는 "돌고래 탐사는 해양수산부 등의 돌고래 관찰가이드를 준수하고 있다"며 "향후 인근 마을을 야생 돌고래 생태관광지로 만들어 도보 탐사와 돌고래 박물관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름열기구투어와 ㈜제주비앤에프는 5월 동북아시아 최초로 상업용 열기구를 제주 하늘에 띄운다.

사업 예정지인 제주시 구좌읍 송당마을 주민들도 마을 관광 수요를 늘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사업을 반겨 지분을 나눠 갖는 조건으로 이·착륙 부지를 제공했다.

열기구 제작업체인 영국의 카메론 벌룬즈에서 구매한 열기구의 크기는 높이 35m, 폭 30m이며 승객 탑승용 바스켓은 가로 4m, 세로 2m이다. 최대 16명까지 탈 수 있다.

두 기업 모두 기존 자연환경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면서 생태계에 주는 영향은 최소화한 점, 지역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양쪽이 이익을 얻는 구조라는 점 등에서 더 주목받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1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