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 연임…동북아시아 창조허브 구축 목표
‘혁신성’ 기반 스타트업 생태계·인재 선순환 고리 만들 것

‘새로운 연결을 통한 창조의 섬 제주’를 비전으로 2년간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를 이끌어온 전정환 센터장(46)이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연임하게 됐다.

전 센터장은 26일 센터에서 가진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년간 제주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전환점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끊임없이 혁신하는 기관으로 제주의 미래를 위해 뜨겁게 뛰는 심장이 되겠다”고 향후 3년간 제2대 센터장에 임하는 포부를 밝혔다.

제주의 ‘창업허브’와 ‘청년혁신허브’ 역할을 해온 센터는 앞으로도 제주도의 미래비전과 발걸음을 함께 하며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인재 양성 방안을 마련하고 제주의 청년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66개의 스타트업을 발굴해 보육하고 67억4000만원의 투자유치와 542건의 세무·회계·법률·특허 원스톱 서비스 상담을 제공하는 등 짧은 시간에 큰 성장을 이뤄냈지만 전 센터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이들이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꿈을 안고 있다.

제주센터만의 강점으로 ‘인재중심의 사업’을 꼽은 전 센터장은 “제주의 창업 생태계 기반을 굳건히 다지고 이를 통해 청년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체류형 사업자나 문화·IT 이민자, 디지털 노마드를 제주로 끌어들이고 이들을 도내 인재나 스타트업과 연결시키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Connect(연결), Co-creation(공동생산), Community(공동체)를 기치로 내걸고 ‘문화와 IT가 융합된 동아시아창조허브 구축’, ‘관광사업 고부가가치화 지원’, ‘탄소 없는 섬 2030 구축 지원’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음은 전정환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2년간의 임기가 끝나고 새로운 임기가 시작됐다. 감회가 어떤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내 창업자들을 위한 업무협업공간인 J-space 방문자가 1만 명이 넘는다. 창업자를 위한 협업공간으로 열려 있는 J-space가 이제는 제주도내에서 창업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고 본다. 2015년 4월부터 센터 개소를 준비하면서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다. 전담기업인 카카오와 제주도, 미래부와 함께 창조경제를 제주에 맞게 어떻게 꾸릴지 다들 고민이 많았다. 그 고민의 결과 제주의 특성을 잘 살려 제주의 창업자들을 위한 교류협업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의지가 반영된 J-space가 함께 만들어졌다. 이제는 창업자들과 함께 교류하기 위한 방문객이 자연스레 늘고 있고 다양한 문의와 상담이 매일 이뤄진다. 매일 보던 풍경이지만 오늘 연임과 관련한 인터뷰를 진행하는 날에는 조금 다르게 느껴지긴 한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대표적인 성과를 소개한다면.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총 66개의 기업을 발굴해 보육하고 있으며 67억4000만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제주신화 기반의 컨텐츠 기업인 ‘두잉’은 체코 인형극을 기획하는 문수호 작가와 만나 협업을 통해 올해 1월 ‘제주신화 신돌이야기’를 체코 국립마리오네트극장 무대에 올리는데 성공했다. 무동력 레이싱 머신을 통한 ICT기반의 테마파크를 추진중인 ‘모노리스’는 51억원의 투자유치를 통해 내년 애월지역 테마파크 개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보육기업인 ‘오름열기구투어’는 역시 보육기업 ‘㈜제주비앤에프’를 통해 2억원 투자를 받아 구좌읍 송당리에서 동북아 최초로 제주에서 열기구를 띄우게 된다. 게이미피케이션을 이용한 영어교육 어플을 개발한 ‘캐치잇플레이’는 제주센터 1호 팁스(TIPS) 선정기업이 된 후로 일본 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제주도 개인여행객을 위한 여행물품 렌탈 서비스를 제공 중인 ‘㈜오쉐어’는 2억원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창업교육프로그램을 통해 3539명의 인재가 양성됐고 세무·회계·법률 등 원스톱 서비스 상담을 통해 542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경진대회를 통한 아이디어 발굴은 1235건이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보육기업으로 등록하거나 입주기업으로 선정돼 더 정교해지고 있다.
 

-다른지역 센터와 다른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만익 강점이 있다면.

▶제주센터는 인재중심의 사업에 특화돼 있다. 제주 크래비터 사람도서관, 체류형코워킹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지난해까지 크래비터로 등록한 크래비터가 985명이며 이를 통해 183건의 다양한 만남이 이뤄졌다. 체류형코워킹프로그램 또한 지난해 창업에 맞춰져 있던 부분을 올해는 제주청년과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도외의 문화기획자, 창업자들이 제주센터를 통해 제주청년과 시너지를 낼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디지털 노마드 역시 다양한 인재가 제주로 모이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는 디지털 노마드 밋업 in jeju를 통해 63명의 디지털 노마드들이 제주센터를 찾아 다양한 실험을 하고 돌아갔으며 이러한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리모트워킹플랫폼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제주센터가 거점센터가 되어 도내 다양한 공간을 디지털 노마드들이 일과 생활을 양립할 수 있는 공간으로 안내해 디지털 노마드들이 일하기 위해 제주를 찾을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한다.

또한 IT·BT에 특화돼 있는 전담기업의 지원을 받아 제주의 관광산업고부가가지화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IT기반의 스마트 관광을 위한 제주전역의 비콘 설치 및 6차산업화 지원을 통해 제주지역의 IT·BT기반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 청년혁신허브팀을 개편해 청년과 함께 가겠다는 내용을 전면에 내세웠는데 취지를 설명해달라.

▶지난해 4월 개소한 고용허브가 올해부터는 청년혁신허브로 개편했다. 일자리 업무는 제주청년을 지근거리에서 접할 수 있었고 지난해 제주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여러 사업을 진행해본 결과 조금 더 본격적으로 제주청년을 대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고용허브팀을 청년혁신허브로 개편하게 됐다. 인재를 중시하는 센터의 방향과도 맞춰갈 수 있는 변화다.

제주의 창업생태계 기반을 굳건히 다지고 이를 통해 청년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창업과 취업을 분리해서 볼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생활문화청년혁신가 사업이 청년혁신허브팀에서 운영되고 있다. 청년혁신가 사업은 지역의 생활문화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청년혁신가를 만들고자 한다. 지난해 시범운영을 통해 제주 한달살이와 관련돼 있는 모델을 발굴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이를 더욱 활성화 할 계획이다. 또 미래 신직업 IT 양성과정을 통해 도내·의 IT기반의 스타트업에 취업을 하기 위한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프로그램도 운영 중에 있다.

-제주지역 스타트업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스타트업들을 향한 조언도 덧붙여달라.

▶가장 어려워하는 건 인재 채용부분이다. 개발자 등을 채용할 때 도내에서 인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데려와야 하는데 거주문제가 발생한다. 숙소 부분은 도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 기존의 호텔을 개조해서 쉐어하우스를 만드는 방법도 있고 조금만 정책을 펴도 굉장히 잘 될 것 같다.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는 중장기적인 정책이 도에서 나왔으면 좋겠다.

조언을 한다는 게 참 어렵다. 스타트업을 하는 순간 자신이 주인공인 힘든 싸움을 하게 되는 것이지 않나. 기본적으로 비즈니스가 되는 모델이나 아이템을 잘 잡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어려움은 좀 된다 싶을 때 찾아들더라. 그때부터는 리더십이 중요하다. 대표가 얼마나 직원들을 리드해나가고 비전을 주고 인재를 끌어당겨서 올라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아이템은 참 좋은데 대표로서 리더십을 더 키워야겠구나 생각이 드는 분들도 있고 리더십은 너무 훌륭한데 아이템은 남들과 비슷한 수준인 분들도 있다. 이럴 경우 서로 회사를 합치거나 가족회사가 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들을 명확하게 인지를 하고 그걸 키워나가는 노력을 하되 같이 합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분명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민간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제주 스타트업 협회’에 기대가 크다. 서로 돕다 보면 어느새 제주에 큰 기업이 몇 개 생길 거라고 본다. 3년 뒤에 모습을 생각하면 누구는 굉장히 큰 기업의 영업본부장을 하고 있고 누구는 신사업본부장을 하고 있고 파이가 커지는 그런 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
 

-제주도정과 센터와의 관계는 어떤가.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나.

▶저희가 전국에서 제일 잘되는 것 같다. 처음부터 제주도의 미래비전을 생각하면서 센터의 미래비전을 잡았다. ‘이전 기업인 카카오가 왜 제주와 연결고리가 없었을까’부터 시작해서 ‘제주청년들은 이런 고민거리가 있겠구나’, ‘도정은 이런 고민이 있겠구나’ 등을 생각하게 됐다. 그랬더니 ‘새로운 연결을 통한 창조의 섬’을 위해 카카오와 아모레퍼시픽이 해야 할 역할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향하는 가치를 Connect(연결), Co-creation(공동생산), Community(공동체)로 잡은 것도 필요성에 의해서다. 그러다보니 원희룡 지사님께서 제일 먼저 우리의 방향성에 공감을 하고 지지해주셨다. 제주도정뿐 아니라 대학교나 제주테크노파크와의 관계도 굉장히 원활했다.

가장 하이라이트는 지난달 제주도의회에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지속성장 전략을 주제로 정책 토론회가 열린 것이다. 전국에서 유일무이하게 도의회가 움직였다. 도의원들은 다들 이해관계가 다를 텐데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들에 대해서 선뜻 나서주셨다. 지난주 미래부와 전국 지자체 부단체장, 센터장들이 모이는 자리가 있었는데 제주센터 사례를 우수 사례로 발표했다. 지역에 밀착해서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앞으로 3년 임기에 임하는 포부는.

▶지난 2년간 제주에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드는데 있어서 중요한 전환점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제주의 미래비전, 국제자유도시의 비전, 혁신도시의 비전을 기업생태계, 청년혁신을 통해 실천하는 것이 센터의 역할이다. 이러한 역할을 지속적으로 행할 수 있도록, 센터가 지속성장하는 기관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

앞으로 3년간은 센터에서 졸업한 기업들이 본격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할 때다. 성공 기업들이 후배 기업들과 네트워킹하고 동반 성장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제주의 핵심 산업인 관광산업의 질적 변화에 있어서 센터 보육기업들이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또한 인공지능, 6차 산업 등 미래 산업들에 대해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제주가 청정과 공존의 미래비전을 구현하고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도록 하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센터가 혁신성을 잃지 않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센터의 조직 역량과 직원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스스로 끊임없이 혁신하는 기관이 되도록 하여 제주의 미래를 위해 뜨겁게 뛰는 심장이 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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