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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종 칼럼] 문재인 스타일의 미세먼지 대응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한 지 9일 지났다. 지금은 문 대통령이 말 한마디 하면 큰 뉴스가 되어 파장을 일으킨다. 그가 지난 15일 미세먼지 대책으로 낡은 석탄화력발전소 10기를 임기 안에 폐쇄하겠다고 선언했다. 새롭게 한 약속은 아니고 선거운동 기간에 이미 제시한 공약인데, 이날 청와대가 미디어 이벤트를 마련한 것이다.

장소는 서울 양천구 은정초등학교 5학년 ‘미세먼지 바로알기 교실’이었다. 은정초등학교는 인근에 신정차량기지가 있어 미세먼지 발생가능성이 있어 학교가 마스크 쓰는 법 등 미세먼지 대응 교육을 해왔다. 대통령이 미세먼지 언론플레이를 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올해 미세먼지는 심각했다. 해서 지난 선거운동 기간 대통령 후보 다섯 명은 모두 미세먼지 걱정을 없애겠다고 열을 올렸고 공약도 내놓았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미세먼지로 가장 피해를 입을 어린이를 찾아 공약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미세먼지 바로알기 교실’에서 밝힌 내용은 일단 신선하고 당장 피부에 와 닿는 것 같다. 30년 묵어 미세먼지 배출이 심한 화력발전소 8기를 6월 한 달 동안 가동을 중단하고, 내년부터는 3~6월 넉 달간 폐쇄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리고 임기 말(2022년)까지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를 모두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약속했다. 전국 1만1000 곳 초중고교에 미세먼지 간이 측정기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예산까지 들었다. 1대당 600만원 하는 측정기를 구입하려면 총 60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된다고까지 말했다. 아마 교실의 아이들은 대통령의 수업참관에 신나는 정도였겠지만 교실에 찾아온 엄마들은 문 대통령의 언급에 든든한 신뢰감을 느꼈을 것 같다. 대통령이 초등학교 교실에 나타나 미세먼지 대책을 구체적으로 얘기하다니 여태껏 없었던 일이니 말이다.

청와대의 미세먼지 대책은 올해 나온 이야기는 아니다. 꼭 1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도 청와대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미세먼지 문제는 국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중차대한 문제로 국가적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이 마스크를 쓴 모습을 보면서 답답함을 느낀다”는 세세함도 보였다. 그 후 산업자원부가 미세먼지 대책으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를 2025년까지 폐쇄한다는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피부에 와 닿지 않았다. 대통령의 언급에서도 정부의 대책에서도 절실함이 묻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미세먼지 대책은 강도가 다르다. 우선 초등학교 교실이라는 현장이 주는 느낌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찾아간 국민생활 현장은 인천공항공사였다.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은정초등학교는 대통령의 2번째 현장 방문이다. 이곳에서 미세먼지 대응의지를 밝힌 것이다. 정부의 관련 공직자들이 소홀히 다룰 수 없도록 말뚝을 박은 선언인 셈이다.

미세먼지에 국민은 엄청 민감해졌다. 마스크는 필수품이 되었고, 공기청정기 판매가 급성장하고 있다. 옛날처럼 웬만한 미세먼지는 참으며 사는 시대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미세먼지 대응조치에 답답한 가슴이 뚫리는 기분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반면 적든 많든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미세먼지도 환경문제의 딜레마를 안고 있다. 국민의 부담, 즉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를 폐쇄해도 미세먼지 감소 효과는 1~2%밖에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규 석탄화력발전와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대단히 부정적이다. 그의 공약대로라면 석탄화력을 기존 산업자원부의 계획대로 늘려선 안 된다. 단가가 비싼 LNG발전소나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야 한다. 전기료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전부터 대규모 정책팀을 가동하여 문재인정부의 각종 정책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미세먼지 대책을 포함한 환경정책도 정제된 구상이 있을 것이며 그게 곧 정책으로 구현되어 나오지 않을까 기다려진다.

공기오염문제는 미세먼지에만 있지 않다. 바로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도 있다. 이 두 개의 오염원은 주로 에너지 즉 화석연료 사용에서 나온다. 따라서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와 기후변화를 염두에 둘 때 에너지 및 산업 정책은 환경정책과 따로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세계적 추세나 한국의 발전 추세로 볼 때 산업정책이 먼저 가고 환경정책이 뒤따라가던 시대는 지났다. 이런 맥락에서 문재인 정부의 ‘산업&환경정책’의 청사진이 기다려진다. <뉴스1 고문>

  jjy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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