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제주 지하수 증산 재심의를 앞두고 반대진영의 집회를 방해하기 위해 집회 장소를 선점하는 이른바 '알박기 집회신고'를 한 데 대해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26일 성명을 내고 "한진그룹은 도민의 여론을 통제하는 반민주적 집회신고를 즉각 철회하고 도민사회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한진그룹은 제주도 지하수관리위원회 심의 연기 결정이 난 지 1시간 여 만에 다음달 2일 재심의 장소 인근에 자사의 지하수 증산 심의 통과를 촉구하는 집회신고를 냈다"고 밝혔다.

이어 "총 3곳의 입구 오른쪽과 왼쪽을 차단하고, 심지어 주출입구 건너편까지 차단하는 방식으로 집회신고를 내 사실상 인근 장소에서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없도록 원천적으로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이 같은 악질적인 방법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대표적인 적폐행위"라며 "게다가 심의 당사자가 심의통과를 요구하는 집회를 연다는 것이 민주사회의 상식에 부합하는 일인지 한진그룹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단체는 "도 지하수관리위원회는 이와 같은 행태로 심의 통과를 압박하는 대기업의 횡포에 굴복하지 말고 엄정하고 분명한 심의로 단호한 불허입장을 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은 지난 3월 먹는샘물(제주퓨어워터) 제조용 지하수 취수량을 현재 하루 100톤에서 150톤으로 늘려 달라는 내용의 '지하수 개발·이용 변경허가'를 제주도에 신청했다.

이에 지난달 20일 도 지하수심의위원회가 열렸지만 심사 보류로 결정이 났고, 25일 재심의가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심의위원 정족수 부족으로 심의가 다음달 2일로 다시 미뤄진 상태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은 2011년부터 수 차례에 걸쳐 지하수 증산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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