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7월 초중순까지는 비상체제 유지할 듯

제주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농가 감염 사례가 나와 청정지역을 무너트린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사태가 큰 고비를 넘겼다.

14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시 애월읍 농가 2곳이 전북 군산에서 들여온 오골계의 AI 바이러스 잠복기가 이날 끝난다.

이들 농가가 오골계를 제주에 들여온 지난달 25일을 기준으로 하면 이날이 AI 최장 잠복기인 21일째다. 이들 오골계로 인한 추가 발병 걱정은 한시름 던 셈이다.

이 오골계들 이외에 정부가 AI 이동제한을 해제한 뒤인 5월14~31일 도외에서 가금류를 반입한 농가들의 잠복기도 지난 11일 1곳을 제외하고 모두 끝났다.

잠복기가 남은 마지막 1곳은 5월31일 전북 익산에서 가금류 2300마리를 들여온 제주시 농가로 이미 간이 검사에서 AI 음성판정을 받아 발병 가능성은 매우 낮다.

제주에서 AI 추가 발병은 군산 오골계를 오일장에서 산 제주시 농가 3곳이 지난 5일 양성 반응을 보인 이후 9일째인 이날까지 없다.

현재까지 AI 의심 신고는 122건으로 검사 결과 음성이 116곳이다. 고병원성 확진 판정은 6곳으로 군산에서 오골계를 들여온 농가 2곳과 나머지는 오골계를 오일장에서 산 농가들이다.
 

제주 오일시장에서 팔린 군산 오골계 155마리의 행방도 대부분 찾았다.

오골계를 들여온 애월읍 농가 2곳은 지난달 27일 제주시와 서귀포시 오일장에서 160마리를 팔았다. 여기서 5마리를 산 제주시 이호동 농가가 오골계와 이전에 키우던 가금류가 폐사하자 AI 의심 신고를 해 시장에서 팔린 오골계 155마리의 행방이 AI 사태의 최대 변수였다.

제주도는 재난메시지와 TV 자막 등으로 오일장에서 오골계 구매 농가를 찾았고 지난 3일부터 지금까지 107건, 680마리가 신고됐다. 오골계는 158마리, 토종닭 335마리, 오리 등 187마리다.

농가들이 오일장에서 산 가금류뿐 아니라 기존에 기르던 가금류까지 신고해 실제 찾는 가금류수를 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제주도는 설명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잠복기가 끝나더라도 상황을 좀 더 지켜보며 긴장을 끈을 늦추지 않겠다"며 살처분 사후 관리, 공항과 항만 불법 반입 단속 등 당분간 비상 체제를 이어간다고 설명했다.

도는 소강 상태가 계속되면 7월 초중순쯤 이동제한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

제주 사상 최초의 AI 농가 감염이 조기에 종식 수순을 밟고 있다는 평가지만 청정지역이라는 자부심에 상처를 입혔고 경제적 피해도 컸다.

공무원 489명, 공수의 8명, 농축협 35명 등 532명이 투입돼 AI 발생 농장과 반경 3km 이내 농장 등 34곳에서 가금류 14만5095마리가 살처분됐다.

여기에 가금류를 매입해 살처분하는 100마리 미만 사육농가의 수매도태(1239농가 1만7595마리)를 더하면 이번 AI 사태로 사라진 가금류는 16만2690마리다.도내 가금류 180만마리의 약 9%가 살처분된 것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12일 제352회 제주도의회 제1차 정례회 개회식에서 "확실한 AI 종식 때까지 비상체제를 유지하겠다"며 "제주만의 보다 엄격한 검역기준을 만들고 방역체계를 독립국가 수준으로 강화해 타 지역 상황에 관계 없이 청정지역을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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