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 제주도UP] 8. 슬로우바이크
“삼륜 리컴번트 바이크로 청정 제주에 한발짝 더”

[편집자 주] 바야흐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전성시대다.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꿈꾸는 스타트업들이 제주에 뿌리를 내리면서 제주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뉴스1 제주본부는 매주 화요일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왜 제주에는 이렇다 할 액티비티 프로그램이 없을까?”

6년 전 자전거 여행을 하러 왔다 제주의 풍광에 꽂혀 눌러앉게 된 홍봉석씨(55)는 제주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액티비티 프로그램이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탁 트인 바다를 배경으로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즐거움을 공유하고 싶었던 홍씨는 올해 3월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에 ‘슬로우바이크’라는 삼륜 리컴번트 바이크 렌탈샵을 차리게 됐다.

‘누워있는(Recumbent)’이라는 뜻의 리컴번트는 일반자전거 보다 차체가 낮고 상체가 뒤로 젖혀진 채로 주행하기 때문에 마치 누워있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자전거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많이 알려졌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기 만한 이 자전거를 택한 이유는 제주를 배경으로 한 잊을 수 없는 풍경을 만들어주고 싶어서다.

리컴번트의 다양한 종류 중에서도 앞바퀴 하나, 뒷바퀴 두 개로 구성된 삼륜 자전거(델타 트라이크)의 경우 앞바퀴 탈부착이 가능해 여러명이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처음엔 2명, 5명에서 최근 40명까지. 가족 단위부터 시작해 MT를 온 대학생들과 워크샵을 온 직장인들까지 발맞춰 페달을 돌리면 같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게 된다.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피팅(사람에 맞게 조절)이 용이하게끔 직접 자전거를 제작한 홍 대표는 유아 동반 고객들을 위해 유모차 트레일러까지 준비했다.

눈으로 보고 먹는 관광 외에 함께 즐길거리가 부족했던 관광객들의 호응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차 자전거를 타고 구좌 해안도로 5㎞ 가량을 오간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홍 대표는 “처음에는 워낙 생소하다보니 엄두를 못 내는데 막상 타보고 나면 만족도가 꽤 높다”며 “전 세계적으로 델타 트라이크를 이용해 렌탈시장에 뛰어든 건 처음인 만큼 이 매력을 더 많이 알려 제주의 가치를 높였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제주라는 천혜 관광지를 전 세계적으로 홍보할 수 있도록 내년쯤 100명 이상과 함께 기차 자전거 신기록에 도전할 예정이라는 홍 대표. 그의 색다른 시도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앞으로 곳곳에 거점지를 마련해 제주도 전역으로 라이딩 코스를 넓히는 한편 추후 다양한 이색 자전거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 5년간 해안도로와 중산간을 누비며 정리해 놓은 제주도 자전거 여행 16개 코스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연동 어플리케이션도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정과 공존을 미래비전 방향으로 내건 제주에서 슬로우바이크는 탄소 없는 섬 제주로 나아가기 위한 페달을 함께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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