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주도내 닭·오리고기 식당을 향한 도움의 손길이 잇따르고 있다.

22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21일자로 AI 최장 잠복기가 끝났고 추가 발병도 전북 군산 오골계를 오일장에서 산 제주시 농가 3곳이 지난 5일 양성 반응을 보인 이후 17일째인 이날까지 없다.

지난달 25일 제주에 온 군산 오골계의 잠복기는 지난 14일자로 끝났고 5월31일 다른 지역에서 가금류를 들여온 농가 1곳의 잠복기 종료 시점이 21일이었다.

사실상 AI 사태가 종식 단계이지만 관련 업계는 순식간에 닥친 피해가 복구는 더뎌 속앓이하고 있다.

이날 이번 사태로 큰 피해를 본 곳 중 하나인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토종닭 유통특구에 있는 한 식당에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남조로 교래 사거리 교차로 개선사업 현장을 살펴본 뒤 도청과 행정시 간부 공무원과 지역 주민 등 30여 명과 함께 이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기 때문이다.

교래리 식당들은 AI 사태 이후 손님이 뚝 끊겼다고 최근 증가추세를 보이긴 하지만 여름철 대목을 앞두고 실추된 청정지역 이미지가 쉽사리 회복할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원 지사는 "교래리 특구는 떠오르는 맛집촌이었는데 AI 사태로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행정에서도 여러 방면으로 돕고 도민들도 먼저 나서서 많이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제주도는 교래리와 함께 시식행사를 여는 등 닭고기 소비 촉진 운동을 계획하고 있다.

이 식당 주인은 "AI가 터져 너무 당혹스러웠고 어려운 나날을 보냈다"며 "도지사를 비롯해 이렇게 찾아줘 고맙고 앞으로 많은 관심과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삼다수로 유명한 지방공기업 제주도개발공사 직원들은 지난 7일 오경수 사장의 제안으로 거의 매일같이 교래리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

개발공사 사옥과 삼다수 생산 공장이 바로 교래리에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먹는 샘물이 교래리 지하수로 만들어진다.토종닭 유통특구를 '삼다수마을'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한진그룹 계열 한국공항이 운영하는 제동목장은 지난 9일 교래리와 협약을 맺고 정상적으로 닭을 공급받지 못하는 교래리 식당에 토종닭을 공급하고 있다.

교래리에 있는 제동목장은 2009년 제주 재래닭 사육농장으로 지정 받은 곳이기도 하다.

양상호 교래리장은 "다소 회복세이긴 하지만 예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심각한 상황을 겪고 있다"며 "일부 기업과 제주도가 도움을 줘 고맙고 도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1970년대부터 토종닭 마을로 이름이 알려진 조천읍 교래리는 2009년 10월 토종닭 유통특구로 지정됐다.

한편 제주도는 AI 잠복기가 끝난 뒤에도 7월7일까지는 비상체제를 유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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