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기록적인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많으면 10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는 제주 산간도 바짝 말라 오름 분화구에 고인 호숫물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22일 제주지방기상청의 '제주지역 2017년 5월 상세 강수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한라산 주요 지점 강수량은 어리목 69.5㎜, 영실 101.0㎜, 성판악 136.5㎜, 윗세오름 147.0㎜, 진달래밭 172.0㎜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어리목 296.0㎜, 영실 519.5㎜, 성판악 439.0㎜, 윗세오름 691.0㎜, 진달래밭 635.5㎜의 20~30%수준에 불과하다.

올해 누적 강수량도 어리목 632.0㎜, 영실 818.5㎜, 성판악 787.0㎜, 윗세오름 1080.5㎜, 진달래밭 1140.5㎜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0~60% 수준이다.

강수량이 줄자 한라산의 명소인 사라오름 산정호수도 말라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라산 천연보호 구역 안에 있는 사라오름(1324m)은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83호다.

면적 5000㎡ 분화구에 물이 고여 생성된 사라오름 산정호수는 고요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겨 '작은 백록담'이라 불리며 한라산 탐방객들이 즐겨찾는 명소다.

비가 많이 와 가득차면 관람객이 이동하는 나무 난간에 물이 넘칠 정도지만 지금은 바닥을 드러냈다.

사라오름이 있는 한라산 성판악의 이달 강우량은 6월20일 56.5㎜, 6월7일 4.5㎜, 6월8일 80.0㎜ 등 총 140여㎜의 비만 내렸다.

지난해 6월22일 109.0㎜, 6월20일 110.0㎜, 6월4일 54.5㎜ 등의 강수량과 비교해 턱없이 적은 양이다.

한라산국립공원 관계자는 "평소에는 절반 정도 호수에 물이 차는데 계속된 가뭄으로 바짝 말랐다가 얼마 전 비가 오긴 했으나 여전히 발목이 잠기지 않을 정도로 수위가 낮아졌다"고 전했다.

가뭄이 장기간 이어지면 한라산 생태계에 영향을 끼치지만 다행히 지난 20일 산간에 50~70㎜ 정도의 비가 내려 한시름 걱정을 덜었다.

한라산연구부 관계자는 "비가 안오면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하고 식물이 자라지 못하면 곤충과 동물도 먹이가 없어 생태계에 영향을 준다"며 "최근 내린 비로 산간의 가뭄은 어느 정도 해갈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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