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사주 아들 갑질" vs 사측 "말이 안 되는 모함"

직원 집단 퇴사 사태가 벌어진 메가박스 제주아라점이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올 초 직원으로 채용된 사주 아들의 막무가내식 언행과 이에 대한 경영진의 안이한 태도로 소속 직원들이 최근 일괄 사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이에 사측은 "말도 안 되는 모함"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8일 관계자 등에 따르면 갈등은 메가박스 제주아라점 운영 법인인 주식회사 터칭이 지난 2월 초 회사 이사(현 대표이사)의 아들인 김모씨를 하위직인 바이저로 채용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김씨가 이사인 어머니를 들먹이며 자신은 일반 직원과는 다르고, 인사권까지 행사할 수 있다는 식의 전형적인 갑질 행태를 보였다는 것이 직원들의 주장이다.

사직한 직원 A씨는 "김씨는 실수를 지적 당하면 '내가 누군지 아느냐', '난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다', '내가 먼저 짤리는지 니가 먼저 짤리는지 두고 보자' 등 말도 안 되는 말을 했다"며 "지난 5개월 간 출근도 제멋대로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말단 직원인 김씨가 담당 이사에게 직접 '어머니에게 말해 자신을 지적한 직원을 자르겠다'는 말까지 했다"며 "당시 이사였던 김씨의 어머니도 '자신이 대표이사가 되면 해당 직원을 자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상황에 담당 이사와 부점장·매니저·바이저 총 6명은 지난 5일 사측에 사표를 제출했으나 수리되지 않았다. 직원들은 이 과정에서 경영진이 사내 갈등관리와 인수인계 절차에 손을 놓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다 지난 22일 김씨의 어머니가 대표이사가 되자 직원들은 다시 일괄 사표를 제출했고, 현재까지 출근하지 않고 있다.

이에 사측은 즉각 상영을 중단하고, 26일 해당 직원들에게 손해배상 내용증명을 보냈다. 직원들이 인수인계를 하지 않고 회사를 떠나면서 영화관 운영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해 회사에 엄청난 유·무형의 재산상 손실을 끼쳤다는 이유에서다.

직원 C씨는 "일찍이 사의를 밝혔고 인수인계까지 준비했는데 다 거절해 놓고 이제와서 무슨 꿍꿍이인지 모르겠다"며 "한 사측 인사는 '손해배상 내용증명 같은 건 찢어버리면 그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손해배상 내용증명이) 직원 협박용인 건지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직원들의 주장에 사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문제가 된 김씨의 어머니이자 주식회사 터칭 대표이사인 김모씨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말도 안 되는 모함"이라며 직원들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김씨는 "(직원들의 주장은) 자신들의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한 핑계이자 변명"이라며 "저는 (직원들과)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회사 터칭도 이날 소명자료를 내고 "전임 대표인사가 해임에 대한 보복으로 직원들을 사주해 사직서를 제출하게 한 것"이라며 "갑질 문제는 전혀 근거 없는 것으로서 현 주주와 신임 경영진을 모함하기 위해 조작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터칭 측은 또 "일시에 자리를 떠난 직원들이 파일 삭제, 서류 은닉 등의 방해행위로 인해 다시 업무를 재개하기가 매우 어려운 형편"이라며 "앞으로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해 더 나은 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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