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신분증 미소지자는 항공기에 탈 수 없게 돼 신분증을 재발급받으려는 사람들이 몰려 애꿎은 주민센터의 업무가 폭증하고 있다.

지난 3일 오전 제주시 연동주민센터에 관광객이 50여 명이 한꺼번에 몰렸다.

오전 9시 업무가 시작되기 전인 이른 아침부터 연동주민센터에는 신분증을 재발급받으려는 관광객들로 붐볐다.

신분증을 재발급받으려면 증명사진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를 모르고 무작정 왔다가 사진관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연동주민센터에는 6일에도 22건의 신분증 재발급하는 등 3일부터 수십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신분증 재발급을 요청하면 신분증이 발급될 때 까지 임시로 대신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 발급 신청 확인서를 준다. 이 확인서가 있으면 항공기에 탑승할 수 있다.

사전에 공항공사와 사전 협의가 없던 주민센터 직원들은 갑작스런 관광객들의 방문에 기존 업무에 마비가 올 정도로 진땀을 흘렸다.

연동은 4만명 이상이 사는 제주시의 중심가로 평소에도 민원 처리량이 많은 곳이다.

관광객들은 비행기가 떠나버릴까 한시가 바쁜 상황이지만 다른 민원들과 동등하게 번호표를 뽑고 대기해야해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고 주민센터 직원들은 전했다.

이같은 현상은 한국공항공사가 지난 1일부터 제주공항을 비롯한 전국 14개 공항에서 신분증이 없으면 국내선 항공기를 탈 수 없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신분증이 없어도 무인민원발급기를 이용해 주민등록등본이나 초본을 떼서 제출하면 공항경찰대의 신원확인 절차를 걸쳐 탈 수 있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가 공항 이용객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리는 안내문에 공항과 가까운 연동주민센터 1곳만 제시해 연동에 사람이 몰렸던 것이다.

한국공항공사 제주 관계자는 "공항과 거리가 가까운 곳을 안내한 것"이라며 "현재는 특정 주민센터가 아니라 가까운 주민센터를 찾으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적절한 대책없이 정부가 정책을 강행한 결과의 단면을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평일에는 그나마 주민센터를 찾아 임시 신분증을 발급받을 수 있지만 주민센터가 문을 닫는 주말에는 아무런 방법이 없다.

연동주민센터 관계자는 "임시 신분증 발급은 평소 하루 10건미만인데 갑자기 많은 사람이 몰려 당황했다"며 "제도 시행 전에 신분증 없이 제주에 왔던 관광객들이 돌아가면서 발급 신청자가 더 많았던 것 같은데 점차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공항 출발승객 기준 하루 평균 약 660명(전체 평균 이용객의 0.8%)이 신분증을 미소지한 채 비행기에 오르고 있으며, 제주공항의 경우 하루 평균 370여명 꼴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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