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산정호수인 물장오리 습지 퇴적층에 대한 시추조사를 통해 제주와 한반도의 고기후 변화상을 밝혀내는 연구가 착수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본부장 김홍두)는 7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소재 해발 937m에 위치한 산정호수인 물장오리 습지(분화구)에서 퇴적층 시추작업을 실시했다.

한라산 국립공원 내에 있으면서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 제517호로 지정돼 있는 물장오리 습지는 해발 937m, 높이 120m, 둘레 3094m, 면적 62만8987㎡이며 호수의 둘레는 400m이고, 화구 바깥 둘레는 1500m다.

이날 시추작업은 직경 약 5cm로 깊이 5m 이내 4곳, 깊이 10~15m 1곳 등 총 5곳을 시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2016년 백록담 시추와는 달리 소규모 장비만 동원됐다.

시추된 시료들은 퇴적물 입도 및 구성광물 분석, 퇴적물 지화학적 분석, 퇴적물 연대측정, 퇴적물 내 생물흔적 분석 등 다양한 분석이 실시되며 시료채취와 이동 및 현장정리에는 약 1주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업은 문화재청이 총 사업비 12억원을 지원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추진하고 있는 ‘한라산천연보호구역 기초학술조사’의 2차년도 사업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유산본부는 2016년 한라산 백록담 내 퇴적층을 시추해 백록담 분화구 형성시기가 최소 1만9000년 이상 됐음을 보고했을 뿐 아니라 동아시아 내륙지역의 고기후와 차별화된 제주도의 고기후적 특징을 일부 밝힌 바 있다.

김홍두 세계유산본부장은 “제주도 고지대에 위치하는 습지퇴적물들은 한반도 육지부에서는 찾기 어려운 퇴적물로, 제주도는 물론 우리 한반도의 고기후를 연구할 수 있는 타임캡슐과 같은 것”이라며 “지난해 백록담 퇴적층과 함께 이번에 새롭게 채취되는 물장오리 퇴적층을 함께 비교 연구한다면 보다 신뢰도 높은 제주도 고기후 연구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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