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박근혜 대통령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제21차 유엔(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탄소 없는 섬 제주’를 역설함으로써 제주가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박 대통령은 제주도의 ‘카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 등을 통해 국내외에서 100조원 규모의 시장을 개척하고 5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부와 제주도가 추진 중인 ‘카본 프리 아일랜드 2030 프로젝트’를 통한 ‘제주 그린빅뱅(Green Big Bang)’의 구상과 분야별 추진 목표, 전망 등을 4회에 걸쳐 조명한다.

세계 7대 자연경관이자 유네스코(UNESCO)가 인정한 세계자연유산인 제주도가 오는 2030년 ‘카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탄소 없는 섬)’로 거듭난다.

제주도는 2030년까지 도내 37만7000대로 예상되고 있는 운행 차량을 전면 전기자동차(EV)로 전환하는 한편 전체 에너지 수요 100%를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할 계획이다.

여기에 스마트그리드(Smart Grid·지능형 전력망) 관련 기술과 산업 등을 접목시켜 세계 유일이자 최초의 ‘100% 탄소 없는 섬’을 조성하고,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의 국제 표준화 등을 만들고 글로벌 테스트베드를 유치하겠다는 것이 제주도의 ‘그린빅뱅(Green Big Bang)’ 전략이자 정부의 추진 목표다.

정부와 제주도가 추진하는 그린빅뱅의 배경과 향후계획, 효과와 전망, 국제적인 협력체계 구축 방안 등을 짚어본다.

▲제주 그린빅뱅 추진 배경과 당위성

2일 제주도에 따르면 1880년부터 2012년까지 지구의 평균 기온이 0.85도 상승하면서 북극 빙하 감소와 해양 온난화 등으로 해수면도 19㎝나 상승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화석연료 의존도는 85.2%로,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이 세계 1위인 데다 에너지 소비량은 2013년 기준 세계 13위를 기록하고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 전체 전력수요도 해마다 5.7%씩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정해 저탄소 녹색성장 인프라 구축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30년 예상 탄소배출량보다 온실가스를 37% 감축하는 방안을 유엔(UN)에 제출한 상태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1월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제21차 유엔(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제주도의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 등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국내·외에서 100조원 규모의 시장을 개척하고, 5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겠다”고 세계 정상들에게 약속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기조의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한 실정으로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국가 에너지정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이 같은 국내·외 여건 변화에 따라 전기자동차와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등을 통해 탄소 없는 섬을 조성하고, 여기에 관련기술과 산업을 융합 발전시키는 일종의 실리콘밸리 스타일의 녹색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겠다는 ‘제주 그린빅뱅’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추진의 당위성을 더욱 얻게 됐다.

▲제주 그린빅뱅 추진계획과 전망

제주는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2007년 세계자연유산 등재, 2010년 세계지질공원 인증 등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을 달성한 데 이어 2011년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되면서 연간 12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고 있다.

여기에 제주는 지정학적 특성상 일본의 도쿄·오사카·나고야, 중국의 상하이·베이징·텐진 등 2시간 비행거리 이내에 인구 100만명 이상 대도시가 60개가 넘는다.

특히 제주는 일주도로 176㎞, 동서 73㎞, 남북 41㎞ 등 전기차가 1회 완전충전을 하면 일주가 가능한 데다 풍력과 태양광 등 녹색에너지 자원이 풍부하고,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인프라가 이미 구축돼 있는 등 저탄소 녹색산업 추진을 위한 최적의 입지 조건을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제주도는 1단계로 2014년까지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를 완성하는 한편 가파도를 풍력발전으로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고 전기차가 다니는 ‘탄소 없는 섬’으로 조성했다.

이어 정부와 제주도는 2단계로 2020년까지 스마트그리드 확산사업과 전기차 보급 확대, 풍력발전 확대 등을 통해 탄소 없는 섬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3단계로는 2030년까지 도내 차량을 100% 전기차로 전환하고 풍력 및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기 수요의 전량을 충당하는 ‘탄소 없는 섬’ 조성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분야별 추진 계획을 보면 신재생에너지는 2020년까지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 등을 통해 1000㎿를 개발해 도내 전기에너지 사용량의 50%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어 2030년까지는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 등을 통해 2350㎿의 전력 생산 인프라를 구축해 도내 전기에너지 사용량의 전량을 충당할 방침이다.

전기차는 우선 2017년까지 공공부문 및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2만9000대를 보급해 전체 자동차의 10%를 전기차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어 2020년까지 대중교통 및 렌터카를 중심으로 13만5000대의 전기차를 보급해 도내 자동차의 40%를 전기차로 전환한 데 이어 2030년까지 도내 자동차 37만7000대를 모두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것이 제주도와 정부의 추진 목표다.

스마트그리드는 이미 정부가 2013년까지 총 사업비 2495억원을 투자, 5개 분야 12개 컨소시엄을 통해 제주시 구좌읍에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를 조성한 뒤 6250세대(1만5000명)를 대상으로 통합 운영까지 마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제주도는 2017년까지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상용화 하는 스마트그리드 확산사업을 추진한 데 이어 2020년까지 글로벌 스마트그리드 통합인증센터 설립, 전문 인력양성센터 설립을 통한 관련 산업 활성화 전략을 마련하는 등 제주 전역을 스마트그리드 도시로 탈바꿈 시킬 계획이다.

정부와 제주도는 이 같은 계획이 완료되면 오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가 BAU(예상 탄소배출량) 기준 90%(전력 부문) 이상 감축될 것으로 추산했다.

분야별로는 신재생에너지 223만4000t, 스마트그리드 9만6000t, 전기차 48만2000t 등이며 이는 소나무 2000만 그루를 심은 효과와 같다.

아울러 정부와 제주도는 제주 그린빅뱅 실천을 통해 저탄소 녹색사회 국가 비전 구현 및 전국화 기반이 마련되는 것은 물론 전기차와 스마트그리드, 풍력발전 관련 산업 육성과 기술개발로 수출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여기에 제주도내 관련 산업 발전 효과는 생산 유발효과 13조490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5조8000억원, 양질의 일자리 5만개 창출 등의 직·간접적인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정부와 제주도는 전망했다.

▲제주 그린빅뱅 국제적인 협력체계 구축

정부와 제주도는 제21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에서 그동안 제주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추진해 온 ‘탄소 없는 섬’ 정책을 소개하고, 제주의 그린빅뱅 전략을 세계 도시에 확대 적용하기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12월 3일 당사국 대표 등 주요 인사가 참여해 협상과 논의를 펼치는 본회의장 한국홍보관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한국의 대표 사례로서 ‘카본 프리 아일랜드 제주 2030’ 정책비전을 소개하는 ‘그린빅뱅 글로벌 쇼케이스‘ 행사를 진행한다.

이날 쇼케이스는 윤성규 환경부 장관의 축사를 시작으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의 실천전략 그린빅뱅 모델에 대한 기조연설을 하며, US 샌디에고 데이비드 빅터 교수, 카이스트 김상협 교수 등 국내외 전문가들의 논의가 함께 진행된다.

이 자리에서 제주도는 그린빅뱅 전략으로 온실가스 감축 실천을 선도할 것이며, 제주의 카본프리 아일랜드 구축 사례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 2400여 개 도시에 적용이 가능한 높은 보편성을 갖고 세계 에너지 평화를 확산하는 성공적 미래 모델이 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제주도는 12월 7일 ICLEI(국제지방정부환경협의회)의 기후세대관에서, 제주처럼 지속가능한 친환경에너지 지역전환을 꿈꾸는 선도 도시들의 모임인 ‘100% 신재생 에너지 도시 네트워크’ 창립에 참여해 제주의 정책경험을 함께 나누고 공동관심사를 논의할 방침이다.

이 네트워크에는 제주를 비롯한 밴쿠버(캐나다), 코펜하겐(덴마크), 말뫼(스웨덴), 츠와니(남아공) 등의 친환경 선진 도시들이 참여해 각 지역의 경험과 사례를 서로 공유하고,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지역역량을 키우기 위한 도시들 간 협력방안에 대해 회담한다.

이와 함께 제주도는 12월 7일 오후 GGGI(글로벌녹색성장기구)가 주관하는 지속가능한 녹색성장을 위한 워크숍에도 초청받아 제주의 정책비전과 경험을 발표하는 한편 이 자리에서 GGGI가 2016년에 개최하는 ‘글로벌 녹색성장주간 행사’의 제주 유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카본 프리 아일랜드 제주 2030’ 프로젝트의 성공 추진을 위한 국제협력 네트워크 차원에서 이 기간 국제기구들과 글로벌 기업들도 방문한다.

제주도는 12월 2일에 제네바에 위치하고 있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를 방문, 프레스백 사무총장을 면담한다.

국제전기기술위원회는 1906년도에 설립된 전기전자분야 국제표준 제정 및 관리를 위한 국제기구이며 회원국은 82개국에 이른다.

이날 면담에서는 전기차 및 스마트그리드 관련 산업의 국제 표준화를 위한 협력 방안과 세계적 테스트베드로서 제주 지역의 활용 등 그린빅뱅 전략실현의 기반을 다져가는 논의가 진행됐다.

이어 제주도는 12월 3일 프랑스 파리 근교에 위치한 유럽 전기차 판매 1위 자동차 기업인 르노 본사를 방문해 르노의 아시아지역 전기차 테스트베드를 제주로 유치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원희룡 지사는 이와 관련, “이번 기후변화당사국총회 참가활동을 통해 제주의 카본 프리 아일랜드 정책 비전을 실현할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견고하게 다지고, 제주가 새로운 미래먹거리 에너지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든든한 글로벌 지지기반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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