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에 연일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사람은 물론 동물도 힘겨운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

6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제주지역에는 지난달 26일 서부지역을 시작으로 12일째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날 오후 1시에는 남부지역에 내려졌던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대치되면서 산간지역을 제외한 도 전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이 같은 찜통더위가 수일째 계속되면서 온열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도에 따르면 온열질환 감시체계가 가동된 지난 5월23일부터 현재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62명으로, 이달 들어서만 11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1명은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기도 했다. 지난 4일 오후 3시30분쯤 제주시 아라동에서 나뭇가지 제거작업을 하던 고모씨(51)는 갑작스런 경련 증세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이튿날 결국 숨졌다.

이에 도 재난안전대책본부도 연일 문자 메시지를 통해 "낮 동안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한편, 물놀이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등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동물들도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우선 가장 피해가 큰 곳은 양식장이다. 양식장에서 끌어다 쓰고 있는 바닷물의 온도가 30도까지 치솟으면서 양식 넙치들이 집단 폐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가 긴급히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양식장 피해현황을 조사한 결과 도내 8개 양식장에서 무려 20만6000마리의 넙치가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피해가 큰 A양식장의 경우 4만6000마리의 넙치가 폐사했다.

피해 양식장은 대부분 서부지역에 위치해 있다. 수온을 27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바닷물을 지하해수·담수와 혼합해야 하는데, 서부지역의 경우 지리적·환경적 여건상 지하해수·담수 개발이 이뤄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당분간 피해는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제주도 연안의 경우 28~30도의 수온을 보이고 있는 데다, 이날까지 사흘 이상 28도를 유지하면서 '고수온 경보'가 내려지는 등 수온 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서귀포시의 한 양계장에서는 폭염으로 인해 육계 500마리가 집단 폐사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닭의 경우 높은 체온 탓에 원체 더위에 취약하다"며 "이번 폐사한 닭의 경우 최근 출하시기까지 겹치면서 뜨거운 볕에 장시간 노출돼 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농작물의 경우 비교적 피해가 덜한 상황이다. 제주지역 농작물의 경우 대부분 월동채소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달 파종기를 맞은 당근 등 밭작물들의 경우 비가 고르게 내리지 않아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도 관계자는 "계속되는 폭염으로 현재 도내 양식장 등에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데, 이달 중 비가 충분하게 내리지 않을 경우 도내 월동채소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며 "가뭄 상황과 기상 정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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