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도 냉장고도 없던 시절 제주의 옛 선조들이 무더위를 이기는 방법은 천혜의 자연환경이었다.

한라산으로 스며든 지하수가 해안가에서 다시 솟아오르는 물을 뜻하는 용천수는 상수도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았던 197~80년대 이전 주민들의 식수와 농업용수로 사용돼왔다.

여름철 얼음처럼 차가운 용천수는 주민들의 더위를 식혀줬고 현재는 관광자원으로도 활용된다.

12일 제주시 도두항 인근에서 열린 제17회 도두 오래물 축제도 도두1동 도두포구 상류에서 솟는 샘물로 오방(午方)에서 솟는다해 오래물로 불리는 용천수를 소재로 한다.

오래물은 이제 식수나 생활용수로는 쓰이지 않고 현대식 샤워시설을 갖쳐 주민들이 물맞이를 하며 더위를 쫓고 있다.

용천수와 바닷물이 만나 이룬 에메랄드빛 비경을 뽐내는 서귀포시 효돈동 쇠소깍도 빼놓을 수 없다.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78호 쇠소깍은 용일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며 가뭄이 들어 주민들이 기우제를 올리면 반드시 효험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서귀포 서흥동 솜반천과 강정동 강정천, 남원 용암해수풀장, 예래동 논짓물, 화순 용천수풀장 등도 아이들과 놀기좋은 용천수 물놀이터를 꼽힌다.

1000여 곳이 넘는 도내 용천수는 개발 등의 이유로 점차 사라져 보전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에서는 예로부터 백중날 물을 맞으면 병이 낫는다는 풍습이 전해지면서 음력 7월15일인 '백중'을 즈음해서 소정방폭포를 찾는 사람들로 붐빈다.

서귀포 정방폭포에서 동쪽으로 300m 정도 떨어진 이곳은 작은 정방폭포라는 뜻에서 소정방폭포라 불린다.

정방폭포처럼 물이 바다로 바로 떨어지는 수직형 폭포이며 폭포 높이는 약 7m다.

탁 트인 바다와 세차게 쏟아지는 폭포를 바라보는 것도 절경이지만 이가 덜덜 시릴 정도로 차가운 물을 맞으면 더위와 스트레스가 싹 달아단다.

이열치열 전법을 쓰는 곳도 있다.

제주시 삼양동에는 음력 6월이면 삼양해수욕장 검은모래에서 모래뜸을 하는 풍속이 있다.

검은모래에는 철분이 함유돼 각종 성인별에 효능이 있다고 여겨졌다.

매해 여름 열리는 삼양검은모래축제 기간에는 얼굴을 선글라스와 우산 등으로 가리고 모래에 몸을 묻은 사람들로 진풍경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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