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출신 첫 주교로 천주교 제주교구 부교구장에 임명된 문창우 주교(54)는 16일 "세상 속의 교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문 주교는 서품식 이튿날인 이날 자신이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신성여자중학교 교장실에서 기자단과 인터뷰를 갖고 이 같이 밝혔다

문 주교는 "고등학생 때 세례를 받을 정도로 뒤늦게 신앙을 알았고, 세계 유수 대학의 박사 학위를 받지도 못했다"며 "하느님께서 제 인생에 큰 사고를 치신 것 같다. 하지만 이 또한 받아들이려 한다"고 운을 뗐다.

제주 출신 첫 천주교 주교가 된 데 대해 "그동안 제주교구에 헌신했던 많은 신자들의 기도로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며 "저의 영광이기 보다 모두의, 또 제주교구의 영광"이라고 겸손해 했다.

문 주교는 제주4·3 진실 규명,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등 산적한 제주 현안과 관련해서는 "추상적인 기도 보다는 삶의 현장에서의 실천적 운동을 다각화하는 게 필요하다"며 "이에 대한 전문화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주교는 "앞으로 제주를 위한, 제주를 향한 교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더욱 중요한 것은 세상 속의 교회를 만드는 것으로, 앞으로 주교로서 제주 사회에 어떤 기여와 헌신을 해 나갈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1963년 제주시에서 태어난 문 주교는 오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1년 제주대학교에서 농화학을 전공했다.

이후 1990년 광주가톨릭대학교에 입학해 1996년 사제가 됐으며, 서문 본당 보좌, 중앙 본당 보좌를 거쳐 1998년부터 1999년까지 중문 본당 주임신부를 역임했다.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천주교 제주교구 교육국장을 지낸 뒤 2016년까지 광주가톨릭대학교에서 교수와 영성지도를 맡았다. 2016년 3월부터는 제주 신성여자중학교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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