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서 반입된 ‘15연암’ 계란 9000개 회수중…축산업 위축 우려

“어쩔 도리가 있나요. 어서 회수되기만 기다려야죠.”

19일 낮 12시쯤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A영농조합법인에서는 이미 판매된 ‘15연암(청색글씨)’ 표기 계란 300판(9000개)을 회수하는 작업에 한창이었다.

지난 11일 경상남도에서 들여온 계란이 살충제 성분인 비펜트린(Bifenthrin) 허용기준을 초과하면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는 18일 오전 11시 ‘15연암’ 난각 번호를 보고 이상하게 여긴 한 소비자의 제보로 확인됐다.

제주도가 경남도청과 해당 농가 등을 통해 파악한 결과, A영농조합법인은 총 450판(1만3500개)을 반입할 당시 경남의 B농가로부터 안전성 검사증명서를 확인했다.

그런데 B농장주는 밀양군과 창녕군 두 곳에서 농장을 운영하면서 계란이 섞인 채로 출하를 하게 됐고, 이후 창녕군의 농가 계란은 살충제 성분 초과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밀양 농가의 검사증명서만 확인한 A농가는 이를 전혀 모른 채 판매에 나섰고, 적색으로 ‘15연암’이 적힌 밀양 농가 계란(150판)과 청색으로 ‘15연암’이 적힌 창녕 농가 계란(300판)을 함께 유통시켰다.

창녕 농가 계란 총 9000개 중 600개(20판)는 회수했으나, 나머지 8400개(280판)은 도내 마트 등 9곳을 통해 이미 소비자에게 판매된 상태여서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영농조합법인 관계자는 “뉴스를 보고 설마하며 조마조마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반입한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초과 검출돼 당황스럽다”며 “검사증명서를 확인하고 들여온 건데 부적합 농가의 계란이 섞여 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축산업이 위축되는 것 같아 불안하다”면서 “지금으로썬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회수되기만을 기다릴 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도는 19일 오전 안전재난문자와 TV자막 등을 통해 ‘15연암’ 표기 계란을 구입처로 반품할 것을 도민들에게 알렸다.

앞서 도는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한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의 ‘09광명농장(청색 글씨)’ 계란 2만1600개가 지난 11일 도내에 반입된 것을 확인하고 이 중 8460개(39.1%)를 즉각 회수했다. 그러나 나머지 1만3140개(60.8%)는 이미 소비자에게 판매된 상황이다.

도는 정부 방침에 따라 회수한 계란은 전량 폐기 처분하는 한편, 타 시도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계란에 대해서는 반입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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