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노선 미숙지·일부 개통연기로 혼선 불가피
버스 증편으로 친절도↑·스마트폰 어플 활용 용이

30년 만에 개편된 제주지역 대중교통체계가 시행된 지 3일째를 맞는 28일, 처음으로 맞은 평일 출근길 도민들은 혼란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주지역 대중교통체계에 따른 불편 사항을 수렴하기 위해 도민이 주축이 되어 만든 SNS 페이스북 페이지 ‘불편해요!! 제주도버스개편’에 따르면 이날 일부 도민들은 새롭게 바뀐 노선 및 시간표로 인해 불편을 겪었다.

자녀를 둔 한 도민은 “아파트 정류장에서 30분을 넘게 기다렸는데도 버스가 오지 않아 결국 자동차를 이용해 아이를 등교시켰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도민은 “아직은 의식이 부족한 듯하다. 버스 전용노선에 얌체 자동차가 들어서 있고 (정류장에 있는) 사람들은 버스가 언제 올 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라며 개편 방향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다.

혼란을 막기 위해 정류장마다 노선 안내요원과 공무원들이 집중 배치되기는 했지만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120콜센터에 다시 문의를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중앙차로제가 시행될 예정인 제주시 아라초에서 제주여고 방향은 아직 공사가 마무리 되지 않으면서 혼잡이 발생, 버스와 화물차 간에 추돌사고가 빚어지기도 했다.

공사로 인해 도로가 좁아진데다 차선까지 표기되지 않으면서 차선을 바꾸는 과정에서 2~3차로에 걸쳐 사고가 발생해 해당 구간을 지나던 차량들은 극심한 차량 정체를 겪어야만 했다.

현대성 제주도 대중교통과장은 “한전주 이설 작업 때문에 공사가 더뎌지면서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면서 “아라초에서 법원사거리까지 공사는 9월 중으로 완공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 과장은 이어 “주중 첫날이다 보니 민원이 계속해서 잇따르고 있는데 가장 많은 질문이 지금까지 익숙했던 노선 번호와 시간이 어떻게 달라졌냐는 것”이라며 “당장에 달라진 노선들로 인해 불편함이 있을 수 있지만 버스를 늘린 만큼 이전보다 더 많은 버스가 오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구간 별로 다른 시기에 적용되기 때문에 해당 내용에 대해 다방면으로 공지하는 한편 대중교통 상황실과 120콜센터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불편사항을 접수해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도에 따르면 개편 첫날인 26일부터 27일까지 접수된 대중교통 불편신고는 총 276건으로, 정류소의 위치나 시간표 등 정류장시설에 관한 민원이 87건(31.5%)으로 가장 많았다.

노선 개편 이후 더 불편해졌다거나 배차간격이 너무 크다는 등의 노선불만이 74건(26.8%)으로 뒤를 이었고, 버스 시간이 부정확하다는 민원은 42건(15.2%)에 이르렀다.

또 전체적인 개편 내용을 묻는 전화가 40건(14.4%), 여전히 운전자가 불친절하다는 신고가 16건(5.8%), 교통복지카드 민원이 9건(3.2%), 요금 문의가 8건(2.8%)으로 집계됐다.

쏟아지는 민원 가운데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반기는 도민들도 있었다.

개편된 버스를 타고 출근길에 오른 이모씨(47)은 “(버스기사들이) 배차간격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그런지 난폭 운전도 없어지고 친절해졌다”며 “번호가 바뀌어서 조금 당황했지만 버스를 안내해주는 분들이 계셔서 금방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등굣길에 나선 고모씨(25)는 “스마트폰에 교통정보 어플리케이션을 까니 바뀐 노선과 실시간 버스시간표를 조회할 수 있어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며 “처음이라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지만 자리를 잡으면 교통체계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본다”고 기대했다.

이날 신제주로터리에서 제주여고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등교 상황을 살핀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30년 동안 익숙해 있던 대중교통체계가 혁신적으로 개편되는 만큼 시행 초기 예상되는 도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정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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