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 제주MBC 편성제작부 차장 발제작 상영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청정 제주'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활용률 세계 1위인 독일의 사례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지은 제주MBC 편성제작부 차장은 13일 제주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제주연구원·농협 제주지역본부·뉴스1이 공동 주최하고, 뉴스1 제주본부 주관으로 열린 제2회 제주플러스포럼에서 이 같이 밝혔다.

김 차장은 이날 독일의 재활용 정책을 다룬 제주MBC 특집 다큐멘터리 '청정제주, 재활용이 답이다'를 상영하는 것으로 발제를 대신했다.

김 차장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2005년 6월 제정된 '쓰레기 매립 금지법'을 계기로 분리수거와 재활용에 대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이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 집집 마다 놓인 색깔별 분리수거함이다.

독일인들은 정해진 날짜에 맞춰 1개 품목의 분리수거함 또는 쓰레기 봉투를 집 앞에 배출하고 있다.

품목당 배출횟수는 한 달에 1~2회 정도다. 생활쓰레기를 요일별로 배출하고 있는 제주도 보다 횟수가 현저히 적다.

그래서 분리수거함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재활용 달력이다. 독일 내 각 가정에는 1년 동안의 생활쓰레기 배출 스케줄이 담긴 달력이 배부돼 있다.

사정이 생겨 쓰레기 배출일을 놓칠 경우 언제든 쓰레기를 배출할 수 있는 10~15분 거리 내 재활용 시설을 찾는다. 제주도의 준광역 클린하우스와 비슷한 개념이다.

분리배출된 쓰레기는 폭넓은 범위에서 다양하게 재활용되고 있다.

독일 연방 통계청에서 조사한 폐기물별 재활용률을 보면 전기·전자제품과 유기물, 유리는 100%, 종이류는 99%, 포장지류는 81%, 대형 쓰레기 57%로 대체로 높은 수준이다.

폐기물 처리방법도 재활용이 64%에 달했다. 소각 처리율은 35%에 불과했다.

가장 주목적인 것은 음식물·나뭇잎·잔디 등 유기물 쓰레기의 재활용이다.

독일은 유기물 쓰레기를 발효시켜 퇴비를 만든 뒤 이를 주민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독일에는 정원을 가꾸는 주택이 많아 친환경 퇴비에 대한 수요도 높다.

발효 과정에서 발생한 재생에너지인 메탄 가스로는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독일 내 20여 개의 유기물 처리 공장은 무려 4만여 구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발효하다 남은 물까지 거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쓰레기가 하나의 자원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주민들이 일상에서 활용하고 있는 재활용 인센티브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판트(Pfand)'다. 다 마신 유리병과 페트병, 캔을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제도다. 개당 25센트, 한화로 약 300원선이다.

우리나라의 빈 병 보증제와 비슷해 보이지만, 독일은 병 뿐만 아니라 캔에 대해서도 보증금을 환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재활용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가정과 유치원, 학교에서 재활용에 대한 조기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김 차장은 "재활용 강국 독일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았다. 분리배출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라며 "재활용이야 말로 제주의 쓰레기 대란을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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