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청년취업 일자리 박람회…45개 기업 참여

"블라인드 채용 시대잖아요. 스펙 보다 직무능력이 최우선이죠."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14일 제주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2017 청년취업 일자리 박람회 잡아라(Job-Ara) 페스티벌'을 찾은 대학생 김선영씨(23·여)는 현장채용면접 부스 앞에서 A4에 빼곡히 적힌 자기소개서를 읽고 또 읽었다.

취업을 위한 필수 스펙으로 꼽히는 어학 점수 하나 없는 그였지만, 직무 중심의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얻은 전문 지식과 어학연수·인턴쉽·봉사활동 등을 통한 다양한 경험을 빠짐 없이 소개했다.

면접을 마친 김씨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돌아섰다. 그는 "예년 보다 꽤 자유로운 분위기다. 스펙을 따지기 보다 지원자의 스토리에 주목하는 모습"이라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주대가 주최하고, 제주대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사업단·제주대 취업전략본부·제주대 대학창조일자리센터·제주대 총학생회·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제주테크노파크·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도내외 공기업·관광업·금융업·IT업계 등 모두 45개 기업이 참여했다.

오라관광㈜ 메종글래드제주, ㈜네오플, 주식회사 제주항공, ㈜하나투어제주, ㈜한라산, 농업회사법인 ㈜제주우다, ㈜블랙야크, KT, ㈜스타벅스 코리아, 주식회사 다자요 등 모두 올 하반기 채용계획이 있는 기업들이다.

각 기업들은 현장채용면접과 채용상담, 취업컨설팅, 취업정보 제공, 간접채용 등의 방식으로 부스를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취업 정보를 제공했다.

지원자들의 면면을 보면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청년,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연령대가 다양했다. 곳곳에서는 일자리를 찾는 이주민들도 보였다.

한림공업고등학교 전자과 3학년인 이선희·임선숙(19·여) 학생은 "교복을 입고 대학 캠퍼스에서 열리는 일자리 박람회를 찾게 돼 처음엔 많이 어색하기도 했지만,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채용상담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일을 하다 2~3년 전 고향 제주로 내려온 양민석씨(33)는 "제주에서 일자리를 찾는 이주민들에게도 좋은 기회"라며 "무인항공방제업 등 전도유망한 도내 기업들도 참여하고 있어 폭넓은 선택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이날 행사장에서는 실전면접을 경험할 수 있는 자기소개 콘테스트와 면접 메이크업 컨설팅 등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올해 18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2016년 보다 개최일이 3주 가량 빨라졌다.

올 하반기 채용이 끝나는 10월 초순 전, 청년들에게는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취업정보를 제공하고, 기업들에게는 직원 공백을 빠르게 채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강철웅 제주대 LINC+ 육성사업단장은 "기업들은 구인난에, 청년들은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는 미스매치의 폭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사전 매칭 후 현장 취업으로 연결되는 일자리 박람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전날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8월 제주도 고용동향'에 따르면 제주지역 실업률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3%대에 진입하는 등 지역 내 취업여건은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강 단장은 "청년들의 눈높이가 갈 수록 높아지면서 제주지역의 고용난은 더욱 삼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하위그룹을 타깃으로 보다 많은 정보와 기회를 제공한다면 경직된 분위기가 다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 단장은 "2018년에는 학생들이 기획하는 일자리 박람회, 동종업계 기업들이 기획하는 일자리 박람회가 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며 "학생과 기업들의 인식차를 줄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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