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최대·최고(最古)의 전통문화축제인 제56회 탐라문화제가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5일간 제주시 산지천 탐라문화광장 일대에서 펼쳐진다.

사단법인 한국예총제주도연합회가 주최하는 이번 탐라문화제는 '첫 사랑의 설렘으로 천년 탐라 탐하다'라는 슬로건 아래 '탐라인의 삶, 제주문화 중흥'을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 추석 황금연휴 직전 제주시 원도심서 개최

가장 큰 변화는 개최 시기와 장소다.

그동안 탐라문화제는 매년 10월 둘째 주 제주시 탑동광장에서 개최돼 왔으나, 올해는 추석 직전인 9월 넷째 주 제주시 산지천 탐라문화광장에서 열린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결정이다. 탐라문화광장을 주무대로 활용해 인근 상권(동문시장·칠성로 등)과 옛 가옥·거리(고시주택 등)로 관람객을 유입시킨다는 구상이다.

탐라광장에서는 걸궁경연·민족예술경연·탐라문화가장축제 등 마당 종목 프로그램, 산짓물공원에서는 개·폐막 행사와 야간 프로그램, 북수구 광장에서는 도내 문화예술단체들이 꾸미는 참여문화축제와 제주어 축제가 진행된다.

산지천과 제주영화문화예술센터를 잇는 '문화의 길'에서는 오후 내내 거리공연이 열리고, 산지천변에는 40여 개의 각종 전시·체험부스가 설치된다.

다만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김만덕기념관, 오는 11월 가칭 '산지천갤러리'로 조성되는 옛 금성장과 녹수장, 현재 공사 중인 광제교와 산지교 등이 상호간 미진한 사전 협의로 사용할 수 없게 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 기원제·가장행렬·전승경연·참여공연으로 압축

이번 탐라문화제는 2016년 5개 분야였던 축제를 크게 기원제와 제주문화가장퍼레이드, 민족예술축제, 참여문화축제 모두 4개의 축제로 압축키로 했다. 양 보다 질을 높인다는 의도다.

기원제는 오는 20일 오전 11시 삼성혈에서 봉행되는 '탐라개벽신위제'와 이 때 채화된 향불을 축제장으로 옮기는 오후 6시 길트기 퍼레이드로 꾸며진다.

제주문화가장퍼레이드는 도내 43개 읍면동 단체와 해외공연단, 초청단체 등 3000여 명의 참여 속에 오는 23일 오후 6시 제주시 중앙로사거리, 문화의 길, 산지천 축제장 구간에서 펼쳐진다.

민족예술축제는 21일 오후 2시 걸궁경연과 민족예술경연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그동안 단순 재현에 초점을 맞춰 왔던 이 같은 제주문화 전승 프로그램들이 얼마나 관람객들의 이해와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참여문화축제에서는 한·중 우호 축제 '호남성 장사시가무단', 동아시아 문화도시 교류 공연, 강릉단오제위원회의 '강릉학산오독떼기' 등으로 진행된다.

부재호 한국예총제주도연합회장은 "원도심 전체가 탐라문화제 축제장이 될 수 있도록 개최 시기와 장소를 조정하고, 세부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며 "관람객 뿐 아니라 원도심 상권 내 상인들의 관심을 높이는 데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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