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동우 재호주제주도민회장
“전세계 도민 핫라인 구축해 세계화 꾀해야”

“초심을 잃지 않고 18년을 달려왔더니 내 뿌리를 돌볼 수 있는 여유도 생겼네요.”

18일 ‘2017 글로벌 제주상공인 리더십포럼’ 참석을 위해 제주를 찾은 김동우 재호주제주도민회장(46)은 뉴스1 제주본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제주시 노형동 월랑에서 태어나 제주대학교 농과대학을 졸업한 김 회장은 28세이던 1999년 호주로 유학을 갔다 제주와 닮은 환경에 반해 그대로 자리를 잡았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한 울타리 안에 있어도 안거리·밖거리를 두고 밥을 따로 해먹을 정도로 개인의 삶을 존중하던 제주의 문화와 서양의 문화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호주 한인타운 영어학교 매니저로 일하기 시작한 김 회장은 나중에는 BEST영어학원을 설립해 대표까지 역임했으며, 전공을 살려 비타민존이라는 건강식품점을 꾸려 운영하기도 했다.

현재는 호주부동산 구매 및 투자컨설팅 회사 뉴 프로퍼티 이사로 근무하고 있는 김 회장은 “사실 낯선 땅에서 고생도 많이 했지만 처음 호주에 발 디뎠을 때의 마음을 잊지 않고 꾸준히 버텨왔다”며 “늘 준비돼 있는 사람에게 기회는 오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내 뿌리는 잊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늘 마음에 품고 있던 김 회장은 도민회 활동을 통해 동향들과 지속적인 교류에 나섰고, 수차례 제주에 와서 대학생들과 만남을 갖고 해외취업 등을 위한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제주지역 학생들이 호주를 방문하면 식사 제공은 물론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는 김 회장은 “제주 학생들은 다른 문화를 흡수하는 속도가 다른 지역 학생들보다 더 빠른 것 같다”며 “섬지역 특성상 워낙 외부에서 들어오는 문화를 자주 접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한국 청년들의 유학 선호국가인 호주에서 먼저 유학을 경험해본 김 회장은 “가장 중요한 건 처음 본인이 유학온 목적을 잊지 않는 것”이라며 “외롭고 힘들다는 이유로 종교활동을 하는 경우를 자주 보는데 너무 빠지게 되면 인생에서 가져가야 할 아젠다를 잡아먹히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호주에 살기만 하면 영어실력이 한두달만에 훌쩍 늘어난다는 환상도 버려야 한다”면서 “조급함을 갖지 않고 단계적으로 마라톤처럼 달린다면 분명 처음 온 목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회의 신은 앞머리는 있지만 뒷머리는 없다. 즉 준비하고 있던 사람은 기회를 잡을 수 있지만 이미 지나가버리면 잡을 수 없다는 말”이라며 “돈과 학벌이 없더라도 신념을 갖고 본인의 꿈을 지킨 사람들이 CEO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회장은 ‘더 나은 제주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현재 살고 있는 우리가 아니라 후손들이 느낄 수 있는 제주에 초점을 두고 개발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외지 차량 환경세 부과, 자동차 속도제한, 랜딩비자제도 등을 신설해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 제주상공인들의 각계각층 데이터시스템을 확립시켜서 정보교류를 강화함으로써 진정한 글로벌 제주인이 되도록 서로 협력하는 게 필요하다”며 “전 세계 제주도민 핫라인을 설치해 정보를 교류한다면 제주도의 문화나 상품을 세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 회장은 19일 오후 제주출신 해외 상공인 포럼에서 ‘더 큰 제주를 향한 준비’라는 주제로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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