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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케잌·납득이머핀·간세쿠키 뒤엔 ‘이사람’ 있었다[제주에 혼듸 살아요] 20. 정석환 에코제이푸드 대표
제주다움 입힌 제빵으로 세계 공략…청년들과 비전 공유
  •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 승인 2017.09.29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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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제주가 연간 전입자 수 10만 명 시대를 맞이했다. 이주민들이 제주 곳곳에 스며들면서 제주민들과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제주에 애정을 품고 온 이주민들은 더 나은 제주를 위해 ‘나’와 더불어 ‘우리’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혼듸(함께의 제주말) 제주’를 2017년 대주제로 내건 뉴스1 제주본부는 ‘제주에 혼듸 살아요’라는 주제로 올 한 해 동안 2주에 한 번씩 이들의 고민을 담아보고자 한다.
 

정석환 에코제이푸드 대표가 29일 뉴스1 제주본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9.29/뉴스1 © News1

“30만원이나 되는 호텔에서 빵으로 이게 최선인가요?”

가족과 함께 제주의 한 특급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하던 정석환씨(44)는 맛도 특색도 없는 모닝롤에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유명 베이커리 회사인 ‘오봉팽((Au Bon Pain)’에서 운영이사로 근무하던 그는 “제주의 청정재료를 살린 빵을 만들면 손님들의 만족도가 훨씬 클텐데 마땅한 납품업체가 없어 육지에서 빵을 공급받아오고 있더라”며 “물류비가 비싸니 저가형 빵을 선택했던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제주에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을 받은 빵 공장이 단 한 곳도 없다는 사실에 혀를 내두른 정씨는 제대로된 ‘제주형 베이커리’를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를 안고 2014년 8월 제주행을 택했다.

◇ 맞춤형 상품으로 업주의 마음을 녹이다
 

에코제이푸드가 이니스프리에 납품하는 '한라산케잌'. © News1

서울와 해외를 돌아다니며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던 정씨가 제주행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딸의 건강 때문이었다.

가족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던 사장님의 배려로 가족과 함께 해외를 다닐 기회가 많았지만, 딸아이가 희귀성 병을 앓고 있다보니 의료체계가 맞는 국내에서만 여행이 가능했다.

해마다 찾는 제주에서 딸아이는 전혀 아프지 않은 아이처럼 뛰어 놀았고 정씨의 몸과 마음은 제주로 향하게 됐다.

‘내 아이가 먹을 건강한 빵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에코제이푸드’라는 베이커리 회사를 차린 정씨의 곁에는 해외 경험이 풍부한 실력있는 동료 8명도 함께였다.

무조건 성공하리라는 확신은 있었지만 아무 연고도 없는 제주에서 새로운 사업을 펼치기란 쉽지 않았다.

정씨는 “제주는 농산물을 육지로 올리기만할 뿐 이를 활용한 가공식품이 많지 않아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1차산업과 3차사업에 치중된 제주에서 2차산업인 제조업으로 뚫고 나갈 시장이 있다는 걸 확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삐그덕거렸다. 인프라도 부족하고 공장을 지을 곳도 마땅치 않았던 것이다.

읍면지역은 전기나 정화조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곳이 많아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에 맞는 공장을 꾸리기 어려웠고, 결국 시내 한복판에 있는 건물을 얻어 제조시설을 완비했다.

미국과 일본에서 익혀온 글로벌 레시피에 제주산 재료로 ‘제주형 베이커리’를 만들어냈지만 ‘메르스’라는 장벽이 판매를 가로막았다.

침체기에 빠진 호텔과 리조트의 문을 두드려봤지만 쫓겨나기 일쑤였다.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자 위기는 기회가 됐다.

장씨는 “평소 같았으면 바빠서 우리를 신경도 쓰지 않았을텐데 나중에는 우리 이야기도 들어주고 빵도 맛봤다. 맛있다며 거래 의사를 밝힌 업체들이 하나 둘 늘기 시작했다”며 전화위복이 될 수 있었던 과정을 설명했다.

직원 모두가 빵을 들고 뛰어다닌 끝에 현재는 도내 호텔·리조트·카페 등 150여곳과 계약을 맺고 130여가지의 빵을 납품하고 있으며, 김포공항 내 제과업체에도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2년여만에 큰 성과를 이뤄낸 배경에는 각 업체가 원하는 니즈(needs)를 수용해 ‘맞춤형 상품’을 개발한 전략이 컸다. 업체가 원하는 제주 이미지에 제주산 재료를 담아 로컬푸드를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다.

오설록 녹차를 이용한 이니스프리의 한라산케이크, 한라봉에 석양 이미지를 더해 만든 카페 봄날의 머핀, 우도땅콩과 신산리 녹차를 활용한 제주올레의 간세쿠키, 구좌 당근으로 만든 카페 서연의집의 납득이빵 등 모두 에코제이푸드의 작품이다.

그동안 B2B(Business to Business)에 집중했던 정씨는 에코제이푸드 빵을 통해 제주다움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포부를 안고 전세계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B2C(business to consumer) 전략을 짜고 있다.

◇ “제주 성장 가능성, 왜 제주청년들은 모를까”
 

에코제이푸드가 제주올레에 납품하는 '간세쿠키'. © News1

자신만의 전략으로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정씨는 제주청년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정씨는 “육지 사람들은 제주를 기회의 땅으로 여기고 오는데 반대로 제주 청년들은 육지로 떠나고 있다”며 “제주에서는 말은 제주로 사람은 서울로라는 옛말이 여전히 유효한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이어 “육지에서 외식업에 종사하면서 지방에서 온 친구들을 많이 봤는데 그들이 중요한 일을 맡게될 기회가 적다”며 “중요한 핵심을 배우지 못하고 힘들어서 그만두는 친구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에 있는 기업 대표들을 만나보면 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키울 수 있는 친구들을 원하는데 젊은이들은 육지만 바라보고 있다”며 “처음에는 생산직에 있더라도 2~3년 바닥에 구른다는 심정으로 고생하면 영업과 운영을 배우고 경영까지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청년들을 중심으로 제주의 비전을 공유해야한다”고 강조한 그는 제주 청년이 만든 레스토랑 ‘루스트플레이스’를 좋은 본보기로 제시했다.

정씨는 “제주 특산품을 이용한 메뉴개발로 프랜차이즈를 확장하고 있는 루스트는 제주 청년들에게 꿈을 꾸게 해주는 기업”이라며 “제주의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스타기업들이 많이 생겨서 발전하는 제주를 받쳐주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제주청년이 꿈을 꿀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데 함께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도 를 피력했다.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asy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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