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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제주공항 대형참사 발생해도 쉬쉬할건가
  •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 승인 2017.10.1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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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연 기자. © News1
제주공항에서 승객 185명을 실은 여객기와 해군 항공기가 관제 실수로 충돌할 뻔한 위태로운 상황이 빚어졌는데도 관계당국은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완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추석연휴 직전인 지난달 29일 제주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7C501편 여객기 급제동 사고는 관제탑의 과실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박 의원이 사고 당시 관제탑 녹취록 내용을 검토한 결과, 이날 김해로 향하려던 제주항공 여객기는 오후 3시55분05초쯤 관제탑의 이륙 허가를 받고 동서방향의 주(主)활주로에 들어섰다.

활주로 주행 속도가 시속 260㎞를 넘었을 때 제주항공 조종사가 남북방향의 보조 활주로를 질주하고 있는 해군P-3항공기를 발견했고, 교차지점인 전방 400~500m에서 충돌이 예상되자 조종사는 관제탑 지시 없이 자체 판단으로 급제동을 걸었다.

당시 해군항공기는 제주항공 여객기가 출발하기 직전인 오후 3시54분55초쯤 관제탑의 활주로 횡단 허가를 받고 반대편 정비창으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급제동이 이뤄진 직후인 오후 3시56분26초쯤 관제사는 제주항공 조종사에게 ‘죄송합니다’라는 사과를 했고, 급제동으로 인한 타이어 파손으로 제주항공 여객기가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서 1시간 넘게 활주로가 폐쇄됐다.

조종사의 빠른 결단이 아니었더라면 승객과 승무원들을 포함해 200여명의 목숨이 위태로울 뻔한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었다.

사고 경위와 원인 등을 취재하기 위해 제주공항 관제업무를 맡는 제주지방항공청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평일 낮 근무시간인데도 여러 부서에서 아예 전화를 받지 않았다.

어렵사리 이뤄진 통화에서는 “조사중”이라는 말만할 뿐 이미 파악된 사실에 근거한 간략한 상황 설명조차 내놓지 않았다.

사고가 날뻔한 제주항공의 승객들은 물론 활주로 폐쇄로 인해 수많은 공항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었는데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당시 관제탑에는 관제상황을 감독해야할 감독관이 자리를 비웠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의 기체 결함이 아니라 관제 실수에 의한 사고였다면 구체적인 경위 설명은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조사위원회의 조사에 따라 추후 이뤄지더라도 최소한의 사과 정도는 응당 이뤄졌어야 했다.

제주공항 관제시스템의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12월12일 오후 6시50분 제주공항 관제탑의 통신장비가 한 시간 가량 먹통되면서 착륙하는 비행기와 관제탑의 교신이 두절된 적이 있었다.

관제사와 항공기 조종사가 무전을 주고받는 '광전송장치' 고장이 원인이었는데, 보조장비로 자동전환이 이뤄져야 하지만 보조장비까지 다운되면서 사전에 관제 장비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허술함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 사고가 발생한 지 한달여만인 2016년 1월 21일 오전 9시40분에도 제주공항 접근관제소의 항공기 비행자료 처리 장치(FDP)가 장애를 일으키면서 관제 마비 사태가 재발했다.

제주공항의 관제 사각이 얼마나 심각한 지 여실히 드러나는 사례들이다.

현재 제주공항의 최대 슬롯(Slot·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한계치는 34회인데 관광객이 몰려드는 연휴에는 이를 넘어서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35회로 끌어올리면 1분43초마다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활주로 포화로 항공기가 착륙하지 못해 제주 상공을 선회 비행하거나 강풍 등 변화무쌍한 날씨로 결항·지연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관제의 역할은 더욱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잠시 한 눈이라도 팔았다간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승객의 안전운항을 책임져야 하는 관계당국은 긴장에 긴장을 더해도 모자란 상황이다.

이번 사안을 단순히 개인의 실수로 치부할 게 아니라 관계당국의 안전불감증을 근본적으로 되짚어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승객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만큼 관계기관들의 안전불감증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교통량이 늘어난만큼 효율적인 관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인력 등 시스템 체계를 응당 늘려야하고,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와 각 항공사들도 항공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더 이상 승객들이 원인 모를 불안에 떨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제주공항에서 항공기끼리 충돌하는 대형참사가 발생해도 이번과 같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할 건지 당국의 명확한 입장표명을 요구한다.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asy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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