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특성화고, 인재여 오라] 7. 농협 제주지역본부
2011년부터 해마다 10명 이상 채용…"큰 동기부여 강점"

[편집자주] 제주지역 특성화고등학교의 취업률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양하고 안정적인 양질의 취업처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뉴스1제주는 10회에 걸쳐 '웰컴 특성화고, 인재여 오라'를 주제로 고졸취업 성공시대 실현을 위한 사회 각계의 노력과 특성화고 졸업자들의 취업 이야기를 소개한다.
 

NH농협은행 노형지점에 근무하고 있는 오아현 계장(23·여)은 사내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1년 여름 담임 교사의 제안으로 농협 7급 직원 공개채용(일반)에 지원해 4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12명의 성인 합격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그다.

당시 농협의 고등학교 졸업자 채용은 1999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던 데다 2006년 학력제한 폐지 이후 첫 사례였기 때문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의 고교시절을 돌아보면 "네가 하기에 달렸다"며 특성화고 진학을 흔쾌히 허락한 부모님의 격려 속에 성실한 학교 생활로 내신 1등급을 꾸준히 유지했다. 그는 "1학년 때 느꼈던 회계 과목에 대한 흥미가 공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2학년 때부터는 자연스럽게 교과 과정과 동아리 활동으로 펀드투자상담사, 전산회계 2급, 유통관리사 3급, 컴퓨터활용능력 2급, MOS 자격증을 취득했다. 남는 시간에는 각종 사회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후 고3 때까지 이어진 꼼꼼한 취업 준비로 오 계장은 18살의 나이에 농협에 입사하게 됐다. 특성화고에 대한 편견 없는 채용문화도 플러스 요인이었다.

올해 입사 7년차인 오 계장은 지난 2월부터 사내 '특성화고 취업지원 멘토단' 단장을 맡고 있다. 멘토단에는 후배 11명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멘토단의 슬로건은 '일하면서 배우자'다. 선취업 후진학 문화를 조성하겠다는 포부가 담겨 있다. 실제 단원들은 모두 특성화고 출신으로 농협에 입사한 뒤 대학에 진학했다. 오 계장도 제주대 경영학과(야간) 3학년에 재학 중이다.

현재 이들은 특성화고를 방문해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상담·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학교 현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오 계장은 "요즘 학생들이 대학 진학과 스펙 쌓기에 너무 무분별하게 매달리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길은 충분히 많이 열려 있다. 흥미 있는 것을 찾아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농협중앙회는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와 '특성화고 취업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특성화고를 포함한 고졸 직원을 대거 채용하기 시작했다.

농협 제주지역본부의 경우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모두 68명의 고졸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해마다 10명 이상씩 채용해 온 셈이다.

특히 NH농협은행 제주영업본부는 제주도교육청 금고은행으로 지정됐던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15명의 고졸 직원을 채용키도 했다.

농협 제주지역본부가 이처럼 고졸 직원을 꾸준히 채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졸 직원들의 두드러지는 성과다.

대부분의 고졸 직원들이 입사 후 1~2년 안에 '사업 추진 우수직원'에 선정되면서 곧바로 승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농협 제주지역본부는 해마다 농협중앙회에 고졸 채용인원을 확대해 줄 것을 건의하고 있기도 하다.

NH농협은행 제주영업본부 공공금융단 이정길 과장은 "고졸 직원들의 경우 대졸 직원들 보다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가 큰 편"이라며 "또한 이 점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어 고졸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제주의 경우 농업·관광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2차 산업 중심인 타 지역 보다는 취업률이 저조한 실정"이라며 "지역 기업체 입장에서 앞으로도 고졸 채용인원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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