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32년 만에 내린 기록적인 폭설로 꽁꽁 얼어붙으면서 말 그대로 고립상태가 됐다.

제주도 산간에는 대설경보가, 이외 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24일 오전 6시 현재까지 윗세오름 119㎝, 진달래밭 110㎝, 어리목 83㎝, 아라 26㎝, 성산 14.5, 제주 10.7, 서귀포 7㎝, 고산 3㎝의 눈이 쌓였다.

이는 1984년 1월 13.9㎝ 이후 32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쌓인 것으로, 좀처럼 10㎝가 넘는 눈이 쌓이지 않는 제주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다.

기상청은 25일까지 제주 산간에 10~40㎝, 이외 지역에 2~7㎝의 눈이 더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한라산은 23일 오전 9시30분부터 입산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2009년 3월 13일 이후 약 7년여 만에 제주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밤사이 눈보라가 휘몰아 치면서 기온도 전날보다 더 떨어졌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아침 최저기온은 제주 –5.2, 서귀포 –6.2, 성산 –6.9, 고산 –5.7를 기록했다. 제주의 경우 전날 아침에 비해 영하 5도 가량이 뚝 떨어진 것이다.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 또한 더 떨어져서 제주 –13.3, 고산 –17.2, 서귀포 –9.7, 성산 –12.6를 기록했다.

폭설과 강풍에 도로가 얼어붙으면서 도로 곳곳이 통제되기도 했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오전 5시 현재 1100도로 전 구간과 5·16도로 전 구간에 10㎝의 눈이 쌓이면서 차량 진입이 전면 통제됐다.

또 남조로·비자림로·서성로·제1산록도로·제2산록도로·명림로 모두 차량 운행이 금지됐으며, 번영로·평화로·한창로·첨단로는 대형차량에 한해 체인을 감으면 운행 가능하다.

애조로와 일주도로, 시내도로는 대·소형차량 모두 월동장비를 갖춰야만 운행할 수 있다.

이날 오전 4시를 기해 제주도 산간과 북부·서부, 추자도에 내려진 강풍주의보가 강풍경보로 대치되고, 남부·동부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전날에 이어 하늘길과 바닷길도 모두 묶였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이날 오전 6시부터 낮 12시까지 제주공항의 활주로 운영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낮 12시까지 운항하기로 예정된 국내선 및 국제선 출·도착편 185편이 모두 결항됐다.

뿐만 아니라 낮 12시 이후에도 기상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고돼 24일 예정된 항공기 516편의 정상 운항이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전날에 이어 이용객들의 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전날 제주에서 다른 지방으로 떠나려던 이용객은 총 3만4000명, 제주로 오려던 이용객은 3만4000명 등 총 6만8000명으로, 이 중 승객 2만여명이 탑승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23일 오후 8시 기준 공항 체류객만 6000명(공항공사 추산)에 이르렀으며, 제주시내 숙소로 빠져나간 승객들을 제외한 1000여명이 공항에서 밤을 샜다.

24일 공항 이용객 예정인원은 7만6000명(출발 4만명, 3만6000명), 25일 예정인원은 7만1000명(출발 3만6000명, 도착 3만5000명)으로 확인됐다.

현재 제주공항에는 윈드시어, 대설, 저시정, 강풍 특보가 발효 중이며, 25일 낮 12시를 기해 해제될 것으로 예고됐다.

제주도 전 해상과 남해 서부 먼 바다에서 3.0~6.0m로 매우 높은 물결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여객선과 도항선 운항도 전날에 이어 전면 통제된 상태다.

제주도 재난대책본부는 25일 오전까지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폭설 피해 대비를 위해 총 6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비상근무를 하고 있으며, 제설작업을 위해 60여명이 근무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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