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예측대로 날씨가 변수였다. 제주도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전날 활약했던 '톱랭커'들도 고전했다.

20일 제주 서귀포시의 클럽 나인브릿지(파72·7196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CJ컵 @ 나인브릿지(총상금 925만달러) 2라운드.

쾌청한 날씨에 잔잔한 바람이 불었던 1라운드와 달리 2라운드에선 경기 내내 강한 바람이 몰아쳤다. 햇볕이 강하게 내리쬔 날씨였지만 강풍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다.

선수들에게 더욱 고역이었던 것은 바람의 방향이 일정치 않았다는 점이다. 풍향이 수시로 바뀐 탓에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스코어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첫날 무려 50명의 선수들이 언더파를 낸 반면 2라운드에서는 전날의 절반에 못 미치는 21명만이 언더파를 기록했다. 오버파를 친 선수도 첫날 22명에서 무려 20명이 늘어난 42명이 됐다.

1라운드에서 이글 2개를 포함해 9언더파의 맹위를 떨쳤던 저스틴 토마스(미국)도 제주의 거센 바람을 당해내지 못했다. 그는 버디 3개에 보기 5개로 고전하며 2타를 잃었고, 중간합계 7언더파 공동 4위로 미끌어졌다.

제이슨 데이(호주) 역시 2오버파를 기록하면서 중간합계 2언더파 공동 24위로 내려앉았다.

지난 시즌 PGA투어 신인왕 출신의 잰더 슈펠레(미국)는 무려 10타를 잃었다. 버디는 단 한 개뿐이었고 보기 5개에 트리플 보기도 2개나 범했다.

전날 토마스에 이어 공동 2위 그룹을 형성했던 개빈 그린(말레이시아) 역시 10오버파로 크게 부진해 단숨에 공동 62위까지 곤두박질쳤다.

8오버파로 크게 부진한 그레이엄 딜렛(캐나다)은 결국 2라운드를 마친 뒤 허리 통증을 이유로 기권을 선언하기도 했다.

경기 후 대부분의 선수들이 바람 때문에 어려운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2라운드까지 5언더파로 공동 10위에 오른 올리 슈나이더잰더(미국)는 "바람의 방향이 일정하지 않아 좀처럼 갈피를 잡기 어려웠다. 후반 들어 흔들린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제주도 바람에 비교적 익숙한 한국선수들 역시 쉽지 않은 경기였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날 7언더파의 '데일리베스트'를 기록한 노승열(26·나이키)은 "오전에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전반에 플레이가 어려웠다"고 했다.

2라운드에서 3타를 잃은 김시우(22·CJ대한통운) 역시 "홀마다 바람이 바뀌는 탓에 내 플레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둘째날까지 공동 6위로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김민휘(25)도 "바람이 셌던 것을 감안하면 2언더파의 성적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제주도 날씨는 계속 바뀐다. 스코어를 잃지 않도록 플레이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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