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카메라 플리즈, 땡큐."

한국에서 열리는 첫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규대회 CJ컵 @ 나인브릿지(총상금 925만달러)에 출전한 세계랭킹 4위 저스틴 토마스(미국)의 캐디가 1, 2라운드에서 매 홀마다 반복한 이야기다.

토마스는 지난 19일 열린 1라운드 첫홀 티샷 때 카메라 셔터 소리에 몇 차례 어드레스 동작을 멈춰야 했다. 그는 결국 티샷을 페어웨이에 올리지 못했고 보기를 범했다.

이후 토마스의 캐디는 매홀마다 갤러리들을 향해 이같은 호소를 반복하고 있다.

홀마다 배치된 안전요원들도 줄기차게 당부의 이야기를 전하지만 쉽사리 고쳐지지는 않는다.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PGA투어 대회인만큼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것이 경기 진행을 방해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선수들도 입을 모아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날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김민휘(25)는 '갤러리문화'에 대해 가장 큰 아쉬움을 피력했다.

그는 "한국의 갤러리 문화에 대해 단 한 가지 부끄러운 게 있다면 카메라 셔터소리다. 선수들이 충분히 흥분할 만 하다"면서 "한국 휴대폰은 사진을 찍을 때 큰 소리가 난다. 선수들이 샷을 하기 전에 미리 동영상을 눌러놓으시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김시우(22·CJ대한통운)도 비슷한 입장이었다. 그는 "몇몇 홀에서 공을 치는 순간에 셔터 소리가 들렸다"면서 "예전아마추어 때 한국에 왔을 때보다는 분명 나아졌지만 조금만 더 신경써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뛰는 최진호(33·현대제철)도 "몇몇 PGA 선수들이 불편해 하는 것 같다. 나는 적응이 됐지만 그 선수들은 불편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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