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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종 칼럼] 이해찬 의원의 지적 ‘제주 난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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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해안과 중산간은 근래 난개발의 샘플처럼 되었다. 지역발전을 위해, 또 먹고살기 위해 개발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미래 세대를 위해 환경보전이 그 어느 시대보다 강조되고 있고 또 도시 디자인과 토목건축기술이 첨단을 달리는데도 불구하고, 제주도의 자연은 심하게 파괴되고 있을 뿐 아니라 개발되어 나오는 도시의 모습이 볼품없고 제주도의 자연에 배치되는 것이 안타깝다. 소위 시설물 하나하나는 잘 설계된 것 같지만 전체적인 모습이 보기 흉한 ‘구성의 오류’를 도처에서 보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지난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국정감사에서 이해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제주 자연환경 훼손 문제를 지적한 것은 시의적절해 보였다. 무엇보다 이 의원은 2002년 김대중 정부가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지정하고 JDC를 만들 때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정책위의장으로서 입법에 깊숙이 관여했던 터라, 그의 지적은 더욱 무게감이 느껴진다.

“제주국제자유도시는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처음 착수할 당시 취지는, 4·3으로 인한 많은 피해를 입었던 제주도민에게 경제적 혜택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해보자고 시작되었고, 이후 노무현 대통령 때에는 특별자치도로서의 기능을 추가해 진행되었다.”

이해찬 의원은 국제자유도시와 특별자치도를 만들 때 제일 우려했던 게 환경문제였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취지와 굉장히 어긋나게 중산간지역 난개발이 심각해서 환경 보전에 대한 정책에 훨씬 더 역점을 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때 만든 JDC는 제주도 규모로 보면 어마어마하게 큰 사업을 벌이고 있다. ‘신화역사공원’, 영어교육도시, 첨단과학기술단지, 헬스케어타운, 서귀포미항개발이 모두 제주도 청정 자연을 근간으로 조성되고 있다. 이들 사업의 재원을 마련해주기 위해 정부는 JDC로 하여금 제주공항과 제주항에 내국인 면세점 설치허가를 해줬고, 그 면세점 순익이 연간 1000억 원에 이르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 집중적으로 도마에 오른 신화역사공원은 상당부분이 복합레조트타운으로 변질되었고 ‘곶자왈’이라는 중산간의 청정자연을 파헤치고 세워진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JDC가 벌이는 개발사업들은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문제점뿐만 아니라 도민과의 수없는 갈등과 국제거래의 난제를 안고 있다. 이 글에서 이런 것을 지적할 생각은 없다.

다만 이해찬 의원이 지적한 환경파괴 문제는 깊이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 의원이 JDC면세점 이익을 환경 정책에 투입해야 한다고 제안한 것은 따뜻한 충고로 경청해야 할 듯싶다. 향후 JDC의 프로젝트는 돈이 들더라도 친환경적인 자세와 방법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아울러 제주특별자치도 차원에서도 환경보전에 대한 각성이 필요하다. 외부에 보이기 위한 청정제주가 아니라 제주도의 미래 세대에게 제주도의 참다운 가치를 물려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지금 제주에서 벌어지는 환경훼손 문제에서 JDC가 차지하는 부분은 극히 일부분이다. 그보다는 중국인 관광객 특수로 촉발한 제주도 붐이 제주도의 도시계획 정책능력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하면서 해안가 난개발과 도시근교 난개발을 촉발했다. 이런 관점에서 난개발의 책임은 특별자치도에 돌아간다.

이해찬 의원의 제안에 덧붙여 제주도 자연환경 보전을 위한 제안을 하나 하고 싶다. 자연보전 기금을 만들기를 권한다. 제주도와 중앙정부가 협력하면 될 것 같다. 기금 이름이 ‘한라산펀드’라고 해도 좋고 아무래도 무방하다. 중요한 것은 기금 재원과 운영철학이다.

기금재원은 제주도 청정자연에 기대어 영업하는 두 공기업, 즉 중앙정부 산하 JDC와 제주도 산하 제주개발공사가 출연하면 된다. 현재 JDC의 연간 순익은 1000억원, 삼다수 공장을 가진 제주개발공사의 순익은 500억 원이다. 연간 10%만 출연해도 150억 원이다. 10년 출연하면 1500억 원이다. 순익 대 출연 비율을 20%로 하면 3000억 원이다.

이 기금의 운영철학은 순수하게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자연보전에 써야 한다. 기금운영의 관료화 및 정치화를 배격할 장치가 필요할 것이다. 자연은 정치권력이나 공권력을 고려하며 참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기금운용은 원금은 쓰지 못하게 함을 원칙으로 하고 이자와 투자수익으로만 자연보전을 위한 투자와 기금운영 경비에 충당하도록 한다. 이런 성격의 기금이 마련된다면 제주도에 투자하는 민간기업도 제주 자연을 보전하기 위해 기꺼이 출연과 기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대로 제주도 난개발이 지속되면 언젠가 자연회복력의 임계점이 올 것이라고 본다. 지하수를 포함한 삼다수가 오염될 수도 있고 그 밖의 자연훼손으로 제주도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따라서 미래 세대에게 이 기금은 생명줄이 될 수도 있다.

비슷한 사례를 나는 30여 년 전 알래스카에서 보았다. 석유개발로 주정부는 석유회사로부터 엄청난 로열티를 받아냈다. 주 정부는 이 수입 중 일정비율을 떼어내어 ‘프로스트펀드'(Frost Fund)를 조성했다. 석유는 언젠가 고갈된다. 그때 미래세대는 어떻게 살 것인가. 그러니 기금을 모으되 원금은 절대 쓰지 않고, 이자수입으로 주민에 배당을 한다. 이게 프로스트펀드의 운영기조였다. 프로스트는 알래스카의 얼어붙은 동토(凍土)를 뜻한다. 얼어버린 돈이지만 후대에 유용할 수 있다. 당시 나에게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국가돈은 보이기만 하면 쓸 궁리부터 하는 우리의 현실을 보면 이게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시도해보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다. 미래 세대를 위해 모범을 보이는 일이기에 정치지도자들은 물론 주민들도 함께 나섰으면 좋겠다. 기금이 불어나는 것을 보기만 하여도 주민들은 자연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끼게 될 것이다.<뉴스1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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