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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공주 구출해서 육지로 시집보낼 원정단 구해요”글로벌제주문화협동조합 감귤수확인력 확보 전략 ‘눈길’
노동에 제주 이미지 매력 더해…제주 최남단 마을 들썩
  •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 승인 2017.11.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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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청년농부 제공) © News1

감귤 수확시기를 맞았지만 일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주 농가들을 위해 청년들이 기발한 프로젝트를 만들어 주목을 끌고 있다.

제주도 최남단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에서 ‘알뜨르 농부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제주문화협동조합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감귤공주 구출 후 육지로 시집보내기 프로젝트’라는 제목으로 참가자 20명을 모집하는 글을 게시했다.

해당 글에는 한 달 중 20일간 감귤공주 구출 원정을 떠난다는 내용과 함께 농산물 직판장 판매 체험, 농촌 힐링투어, 농산물 바비큐 쿠킹 파티 등 구체적인 프로젝트 내용이 담겼다.

또 감귤공주 구출 원정시 최소 6만원에서 최대 13만원까지 일당이 지급된다면서 Δ캠프 한달 무료 숙박권 제공 Δ왕복 항공권 제공 Δ제주청년농부 기획단 참여 기회 등 추가 참여혜택도 제시했다.
 

제주청년농부가 제작한 '감귤을 구하라' 포스터. © News1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글과 함께 게시된 포스터다.

포스터에는 ‘반드시 감귤을 구하라’라는 큼직한 글씨와 함께 ‘때는 바야흐로 2017년 겨울, 탐라국에 심각한 인력난으로 나무에 갇혀있는 감귤공주를 구해낼 감귤 원정대를 모집한다’고 쓰였다.

언뜻 장난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이 프로젝트는 제주도와 농협이 전국을 대상으로 감귤 수확 인력단 모집에 나선 것을 돕기 위함이다.

도와 농협은 11~12월 감귤 수확시기를 맞았지만 노령화로 인한 농가 인력 감소 등으로 인해 농가마다 심각한 인력난을 호소함에 따라 직접 도외 인력 확보에 나섰다.

항공료와 숙박비까지 지원하면서 전국적으로 이목을 이끌어냈지만, 농가에서 지불하는 일당의 경우 일의 숙련도에 따라 차등 지불되면서 “겨우 6만원 벌려고 타지까지 가야겠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글로벌제주문화협동조합은 자연과 낭만이 있는 제주의 이미지를 덧입혀 인력 구하기에 나섰다.

2016년 6월 경상도 출신 안창근(37)·이성빈(34)·박진석씨(26)가 제주 최남단인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에 내려와 만든 글로벌제주문화협동조합은 농업을 기반으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있는 청년 공동체다.

농사를 짓겠다는 새파란 젊은이들의 말에 마을 어르신들은 반신반의했지만 1년여가 지난 현재 이들은 제주도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존재로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제주문화협동조합 제공) © News1

일손이 부족했던 마을에 생기가 돌기 시작하자 상모리 이장은 젊은 감각으로 해보라며 송악산 아래 위치한 농산물 직판장 ‘알뜨르 농부시장’ 운영까지 맡겼고, 그 사이 조합원도 15명을 늘어났다.

경상도부터 시작해 서울, 경기도, 전라도 그리고 미국, 대만, 홍콩, 프랑스,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세계 곳곳에서 제주의 문화와 생활을 체험하기 위해 제주로 모여들고 있다.

농사일을 도우며 숙식을 해결하고 쉬는 날에는 여행을 즐기러 다니는 ‘워킹홀리데이’ 개념이다.

1년 넘게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을 이끌어온 이성빈 이사는 “단순히 일만 하는 형태로 가면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고 지속가능해질 수 없을 것”이라며 “여행이나 문화활동까지 프로그램에 넣어야 흥미를 갖고 제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또 찾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령화로 인한 농가 인력 감소 문제는 갈수록 심해질텐데 단발성 인력 수급으로만 간다면 해마다 어려움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게 이 이사의 지적이다.

협회는 다양한 방식으로 노동의 가치를 알리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제주청년농부’다.

알뜨르 농부시장을 맡고 있는 제주청년농부는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직접 농사를 짓고 수확한 먹거리에 톡톡 튀는 마케팅을 더해 송악산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판매한다.

감귤 인력 수확단의 선봉인 이들은 육지 청년들이 즐겁게 감귤수확에 동참하도록 하기 위해 ‘감귤공주 구출 후 육지로 시집보내기 프로젝트’를 만들어냈고, 게시물을 올리자마자 전국에서 신청이 봇물을 이뤘다.
 

(제주청년농부 제공) © News1

프로젝트를 기획한 반형식씨(22)는 “관의 홍보물만 봤을 때는 일만 한다는 느낌이 강한데 얼마든지 재밌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며 “농사의 가치를 잘 모르는 친구들이 많은데 이번 기회에 함께 즐기면서 땀 흘린 만큼 돈을 벌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청자들에게 평범한 문자 대신 ‘원정대에 지원해주신 용사님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를 써서 보냈다는 반씨는 비장하게 감귤공주를 구출해 육지로 시집까지 보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감귤박스를 나를 땐 힙합음악을 BGM으로 깔고 한라봉을 이용해 아령을 만드는 등 저마다의 개성으로 농사일을 즐기는 제주청년농부들 덕분에 제주 최남단 마을이 들썩이고 있다.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asy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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