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를 이유로 지난 3월 이후 발길을 뚝 끊었던 중국 단체여행객(유커)이 8개월 만에 다시 제주를 찾지만 관광업계의 표정이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

국내 최대 인바운드 여행사인 뉴화청국제여행사 우성덕 대표는 20일 “상하이 단체 여행객이 오는 29일 오전 3박4일 일정으로 제주를 찾는다”며 “단체관광객이 들어오는 건 금한령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0월 31일 한국과 중국이 양국 간 관계 개선을 골자로 하는 협의문을 발표하면서 한중 관계에 해빙 무드가 이뤄진 데 따른 것이다.

우 대표는 “아직 중국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금한령을 해제하겠다는 발표는 없었지만 한중 관계가 회복됨에 따라 지난주부터 패키지 여행객을 모집한 결과 총 25명이 신청했다”며 “기존(금한령 이전) 상품과 같은 코스로 관광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장 12월부터 중국~제주간 전세기를 띄우기는 어렵겠지만 내년 1월부터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큰 문제가 없으면 이번 상하이팀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패키지 관광객 모집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 단체관광객들은 무사증 제도(30일간 무비자 체류)를 이용, 29일 오전 중국 상하이 푸동공항에서 제주공항으로 입도해 12월 2일 밤 제주를 떠날 것으로 파악됐다.

3박4일간 코스는 용두암, 신비의 도로, 자연사박물관, 동문시장, 외돌개, 약천사, 오설록, 한국음식체험관, 쇼킹 공연장, 유리의성, 성산일출봉, 민속촌, 쇼핑점, 테지움, 사우나, 아이스박물관 등이다.

한·중 관계의 회복에도 불구하고 예전과 달라질 것 없는 관광 패턴에 제주지역 관광업계의 기대는 그다지 크지 않은 분위기다.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인두세와 송객수수료 지급 관행이 재현된다면 제주관광의 질적 향상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더욱이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90% 이상을 조선족 또는 현지에서 운영하는 여행사에서 독과점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제도 정비 없이는 사드 보복 이전과 달라질 것 없다는 지적이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안 와도 향토기업들은 큰 타격이 없었다. 중국인이 와도 지역경제 낙수효과는 미미하다는 방증”이라며 “중국인이 들어오면 기존처럼 무질서한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는데 마냥 좋아할 게 아니라 독점적인 수익구조가 조성되지 않도록 엄격한 잣대에서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중국시장 회복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되 양적 관광객 유치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꾸준하게 질적 관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0년 넘게 헛구호에 그쳤던 질적성장이 과연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도민들은 근심 섞인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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