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기계 주변 뒤늦게 안전울타리 설치
여당 의원들, 사고 현장 찾아 교육부·고용부 질타

현장학습 도중 기계에 끼는 사고로 숨진 이민호군이 사고가 난 기업에서 월 80시간을 초과 근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을지로위원회 이학영 위원장, 오영훈·강병훈 의원은 이군이 사고를 당한 제주시 구좌읍 음료제조 공장을 찾았다.

의원들은 이군이 사고를 당한 기계를 살펴보고 사고 당시 CCTV화면을 본 후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관계자들에게 이번 사고 조사 결과와 대책을 물었다.

이 자리에서 교육당국은 이군이 숨지고 5일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눈총을 샀다.

교육부 관계자는 우원식 대표가 이군이 어느 정도 초과근무를 했느냐가 묻자 "하루 7시간 일하고 1시간 연장할 수 있다"며 "초과근무 시간은 정확하게 모른다"고 답했다.

우 대표는 "그런 걸 파악도 안 하고 뭘 하느냐"며 "현장학습이면 하루 7시간을 넘으면 안되고 추가 근로도 상당히 많이 한것으로 보이는데 모르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질책했다.
 

이에 함께있던 허서혁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지도센터 소장이 최대 월 80시간 초과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우 대표는 "새정부 들어 지난 8월 현장실습을 근로 중심에서 학습 중심으로 바꾸기로 했다"며 "현장에서 이게 안되는 건 명백하게 점검을 안 한 교육청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 대표는 또 고용노동부도 현장실습생들에게 근로가 아니라 교육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노동 착취는 없는지 살펴봤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사고가 난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원인이 무엇인지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고 있다며 철저히 조사하지 못한 부분은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따졌다.

의원들은 또 사고 당시 이군이 관리자 없이 위험한 업무를 했던점, 기계 주변에 안전 울타리가 설치돼 있지 않았던 점 등을 추궁했다.

현재 이군을 죽음으로 몬 기계 주변에는 사고 이후에야 뒤늦게 안전 울타리가 설치된 상태다.

고용노동부는 조만간 해당 기업을 특별근로감독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고용노동부와 합동진상조사반을 구성해 현장 방문, 관계자 면담 등의 진상조사를 할 예정이다.

도내 한 특성화고 3학년 이군은 지난 9일 오후 1시50분쯤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에 있는 한 음료 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제품 적재기에 목이 끼이는 사고를 당한 뒤 지난 19일 끝내 숨을 거뒀다.

이군은 지난 7월부터 다른 학생 5명과 해당 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해왔다. 현장실습을 마치면 해당 공장에 취업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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