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수중조사 결과, 공공차원에서 첫 확인
제주도, 정밀조사후 문화재청에 수중문화재로 신고

공공기관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70년 전 태평양 전쟁 당시 제주 바다에 침몰한 일본 군함의 실체가 확인됐다.

제주도는 지난달 민간업체에 의뢰해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 인근 비양도 해상에 수장된 것으로 알려진 일본 군함의 존재 여부를 수중 조사한 결과, 군함 1척을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해당 군함은 선체 대부분이 모래에 덮여있으며 당시 전쟁 기록으로 볼 때 길이는 70m에 3900톤급으로 추정된다.

함께 침몰한 것으로 전해진 군함 2척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폭격을 받아 오랜 시간이 흘렀고 바닷물에 부식돼 훼손됐을 가능성이 있다.

또 이번 조사는 예산 문제 등으로 선체 내부 등 세세한 부분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도는 조사를 마치면 제주도문화재위원회 의견을 첨부해 문화재청에 수중매장문화재로 신고할 계획이다.

제주에는 아직 수중매장문화재가 없다.

문화재청은 현지 조사와 전문가 심의 등을 거쳐 최종 문화재 지정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비양도 해상에 침몰한 일본 군함 이야기는 그동안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왔을 뿐 도내에 남은 공식적인 기록은 매우 드물다.

2015년 도내 한 방송사가 협재해수욕장에서 900m 떨어진 수심 11m 아래에서 군함 촬영에 성공, 세상에 그 모습이 처음 공개됐지만 이후에도 공식적인 조사나 연구는 없었다.

향토사학자인 김찬흡 선생의 고증으로 2007년 5월 북제주문화원이 협재해수욕장에 세운 비석에는 군함 침몰 시기는 태평양 전쟁으로 일본의 패색이 짙어진 1945년 4월14일 새벽으로 나와 있다.

협재해수욕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비양도 남쪽에 정박하려던 일본 군함 3척이 미군 잠수함의 어뢰에 맞아 침몰했다.

당시 군함에 탄 664명 가운데 160명만 생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인근 주민들은 인류애를 발휘해 일본군 시신을 수습하고 생존자를 구했다.

이때 살아난 일본군과 유족들은 몇년마다 이곳을 찾아 위령제를 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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