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현광식(55) 전 제주도 비서실장이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건설업체 대표에게 부탁해 제3자에게 돈을 주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로 현 전 실장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또 현 전 실장의 요구를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제3자 뇌물공여)로 건설업체 대표 고모씨(55)도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 전 실장은 2015년 1~2월쯤 동창인 고씨에게 감물염색업체 대표 조창윤씨(59)의 경제적인 지원을 부탁한 혐의다.

현 전 실장의 부탁을 받은 고씨는 조씨에게 11개월간 2750만원 상당을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8일 현 전 실장과 고씨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앞서 조씨는 지난해 12월11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 전 실장이 고씨에게 부탁해 자신에게 돈을 줬다고 폭로했고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조씨는 이와함께 자신이 지난 지방선거 당시 원 지사 캠프에 참여했고 이후로도 공무원과 모 언론사 등을 사찰해 현 전 실장에게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조씨와 4차례에 걸친 대면 조사와 조씨가 제공한 자료 등을 근거로 현 전 실장 등을 입건했다고 설명했다.

또 조씨가 제기한 공무원과 언론사 사찰 의혹도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현 전 실장이 어떤 이유로 고씨가 조씨에게 돈을 주도록 요구했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제3자 뇌물수수가 성립하려면 현 전 실장이 부정한 청탁을 받았는지가 확인돼야 한다"며 "고씨가 돈을 준 대가로 어떤 이득을 얻었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 전 비서실장은 2015년 1월 비서실장에 임명돼 2016년 4월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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