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동부에 20㎝가 넘는 눈이 쌓이는 등 폭설이 내리고 있다.

12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0일 오후 9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제주도 동부에 위치한 성산에 무려 22.5㎝의 눈이 쌓였다.

이는 1977년 2월17일 25.4㎝, 1977년 2월16일 24.3㎝, 2001년 1월16일 23.6㎝에 이은 동부 역대 4위 적설량이다.

현재 제주에서는 서해상에서 해기차(해수면과 공기의 온도차)에 의해 만들어진 눈 구름대의 영향으로 짧은 시간 한꺼번에 많은 눈이 쏟아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여기에 시베리아 고기압의 세력 확장으로 발생한 북서풍이 제주의 눈 구름대를 키우면서 북·서부 산지와 동부 해안가를 중심으로 눈폭탄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동부의 상황은 북부(제주), 남부(서귀포), 서부(고산)에서 각각 6.5㎝, 4.5㎝, 2.5㎝ 가량의 적설량이 기록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동·서부간 적설차는 오래전부터 두드러져 왔다. 지역별 역대 최고 적설량을 보면 서부는 2004년 1월24일 6.0㎝에 불과한 반면, 북부는 1977년 2월17일 25.4㎝, 남부는 1963년 1월26일 37.8㎝으로 동부와 비슷하다.

이 같은 동·서부간 적설차는 겨울철 북서풍과 제주의 타원지형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오영숙 예보관은 "서부에는 북서풍이 막힘 없이 불기 때문에 비교적 눈이 많이 쌓이지 않지만, 동부의 경우 북서풍이 제주를 빠져나가기 전 해기차에 의해 해안가를 중심으로 눈을 많이 뿌리기 때문에 두 지역간 적설차가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동부에 발효됐던 대설경보는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해제됐다. 적설량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상태다.

기상청은 눈 구름대가 약화되면서 해안지역에는 이날 오전까지 가끔 눈이 오다가 차차 그치겠다고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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